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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화 양성우 "지금 휴가 갈 때가 아니에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1-08 23:36 | 최종수정 2016-11-08 23:42


양성우. 스포츠조선DB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요. 지금 휴가 갈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뜨거운 1년을 보낸 한화 이글스의 외야수 양성우. 시즌을 마치고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그에게 휴가 계획은 없냐고 묻자 "올해 내가 한 것들을 돌아보니 지금 휴가를 갈 때가 아닌 것 같다. 쉴 수가 없다"고 했다.

지난해 경찰 야구단을 제대한 양성우는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 가까이 뛰었다. 108경기에 출전해 104안타 4홈런 53타점 타율 0.271. 군 복무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팀에 합류했고, 기회가 왔다. 특히 공격에서 가능성을 남겼다. 키는 작지만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많은 경험을 남기며 시즌을 끝낸 그는 대전 구장을 오가며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 후반기에 잔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다이어트를 병행하면서 기초 체력 만들기에 돌입했다.

양성우는 "굳이 무리를 안 시키려고 감독님이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신 것 같다. 체중 관리 중이다. 잘 뛰어야 공격과 수비 다 잘할 수 있다. 살이 빠지고 있어서 움직임도 좋아졌다. 근육량을 늘리고 체지방을 줄이려고 한다. 내년 개막 전까지는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를 악문 이유는 따로 있다. 양성우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초반에 잘 치고 나갔는데, 후반에 체력이 떨어졌다. 그래서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면서 "시즌은 힘들었지만 끝나고 나니 아쉽기만 했다. 정말 끝난 것이 맞나. 팀 성적이 안 좋아서 더 아쉬웠다"고 한숨을 쉬었다.


5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kt 로위와 한화 이태양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한화 양성우가 4회 kt 로위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루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는 양성우.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05
쉬는 동안 다른 팀들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며 또 한 번 다짐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저곳에서 뛰고 싶다.' 양성우는 "너무나 가고 싶다. 중계로 봤는데 친한 선수들도 나오고, 우리랑 비슷비슷했던 팀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러웠다. 우리 한화도 올라갔으면 해볼 만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의욕은 넘쳤는데, 마음대로 안 되더라. 시카고 컵스가 우승하는 모습도 보니 대단하더라. 꼭 저 무대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든다"고 말했다.

양성우의 가장 큰 장점은 날카로운 눈빛과 허슬 플레이다. 경기가 끝날 때쯤 그의 유니폼은 늘 흙투성이다.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그런 모습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 양성우는 "그런 악바리 같은 선수로 보이고 싶다. 나는 홈런을 30개씩 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그래서 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다. 직접 다가가 묻기도 하고, 정근우, 이용규 등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 이런저런 조언을 해줄 때도 있다. 양성우도 주저 없이 받아들인다. 그는 "형들의 플레이를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텔레비전 중계로는 안 보이는데, 가까이에서 보니 '이 상황에서는 저런 플레이를 하는구나'하며 매번 감탄한다"며 "선배들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않고 가서 질문하면 대답을 잘해주신다. 당연히 선수단 분위기도 좋았다"고 했다.

머릿속에 온통 2017시즌을 향한 기대로 가득 찬 양성우. 가장 큰 목표는 '소름 돋는' 응원을 해주는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양성우는 "2군에 오래 있었다 보니 팬들의 응원이 참 고맙다"면서 "잠실 구장 같은 곳에서는 응원에 소름이 돋는다. 수비하다가도 감탄을 한다. 팬들이 원하시는 가을야구로 그 고마움을 꼭 보답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각오를 다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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