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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밝힌 승부조작 실태, 2012년 보다 충격 심각해졌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11-07 13:02


경기북부지방 경찰청 사이버팀 박민순 팀장이 7일 오전 의정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지난 4개월간 펼쳐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의 종합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의정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07/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프로야구 승부조작의 실태는 우려 수준으로 심각했다. 경찰은 NC 다이노스 구단이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직적으로 은폐한 물증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또 첫 승부조작이 확인됐던 2012년에 비해 4년 만에 다시 드러난 승부조작의 규모는 몇 배 이상 커졌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7일 의정부시 경기북부청에서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승부조작 및 은폐 구단 관계자 총 21명을 검거하고 입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던 이재학(NC)은 승부조작 혐의는 벗었다. 그러나 2011년 스포츠 도박 행위가 사실로 드러났고 공소시효가 만료돼 불기소 처분했다.

이번에 경찰이 입건한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과 브로커 2명 등 총 19명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이다. 브로커 1명은 현재 구속한 상태다. 또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구단에 범행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해 10억원을 편취한 NC 구단 고위 관계자 2명은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입건됐다. KBO리그에서 구단 관계자가 승부조작과 관련해 입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창식(현재 KIA, 당시 한화 이글스 소속)은 2014시즌 2회에 걸쳐 300만원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유창식은 7월 경찰 조사에서 이 혐의를 시인한 상태다. 또 그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도 거액(7000만원)을 베팅하기도 했다. 2014시즌 NC 소속이었던 이성민(현재 롯데)은
경기북부지방 경찰청 사이버팀 박민순 팀장이 7일 오전 의정부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서 지난 4개월간 펼쳐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의 종합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승부조작 수사관련 압수물들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있다.
의정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11.07/
브로커 B씨로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해 딴 돈을 나누는 조건으로 승부조작을 제의받은 혐의다. 그 실행 대가로 300만원과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이성민은 9월과 10월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투수 C 선수(경찰 비공개)는 공익근무 당시 생활이 곤궁하자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같은 팀 선수들에게 승부조작을 부탁했지만 거절,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C 선수를 7월 한 차례 소환 조사했고,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대리 베팅 형식으로 스포츠 도박(400만원)을 한 투수 D 선수(경찰 비공개)도 입건됐다.

또 경찰은 NC 구단이 2014년 당시 소속 이성민과 C선수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구단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KBO에 보고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하고, 신생 구단 kt 위즈에 특별지명을 받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해 10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월 7일 창원시 마산구장 소재 NC 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 컴퓨터와 서류를 가져갔다. 경찰은 "NC 구단 압수 수색을 통해 은폐 사실을 확인했다. 내부회의 자료와 문자 메시지 등에서 은폐 사실이 드러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재학의 경우 처럼 투수 E 선수도 2011년 스포츠 도박 행위를 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난 불기소 처분했다.

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친분이 있는 일반인들도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한 입건자들을 8일 검찰(의정부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다. 의정부=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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