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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감독-단장 권력구도 대변혁으로 반전꾀하는 한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1-04 00:26


◇한화가 김성근 감독의 유임을 결정했다. 이와함께 구단 운영구조 개혁도 동시에 진행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9.24.

한화 이글스가 3일 감독 출신 단장 영입을 공식발표했다. 박종훈 고양 다이노스(NC 2군) 본부장은 LG 트윈스 감독 출신이다. KBO리그 첫 감독 출신 단장이다. 한화 이글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박종훈 신임 단장 영입에 따라 구단은 업무영역을 확실히 구분해 김성근 감독에게는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도록 하고, 박종훈 신임단장은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아 내부 유망주 발굴과 선수단의 효율적 관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김성근 감독의 유임 사실도 적절하게 녹였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잔여임기가 남은 감독의 유임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해 SK 와이번스 정도를 제외하면 전례가 없다.

한화 구단은 박종훈 단장의 역할과 김성근 감독의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날 오후 이러한 구단 내부조직 변화와 거시적인 플랜 등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잠시 귀국한 김성근 감독과 김신연 한화 사장, 박종훈 신인 단장, 박정규 본부장 등이 의견공유를 했다. 향후 김성근 감독의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견제장치로 풀이된다.

감독은 경기 내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단장은 선수단 운영과 전반적인 관리부분, 선수육성 등을 책임진다. 국내야구는 예전보다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과 구단 프런트간의 업무가 분업화됐다. 10년전만 해도 감독들이 직접 외국인 선수를 보기 위해 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현지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기도 했다. 지금은 스카우트 부문(국제팀) 영역이다. 구단이 미리 파악하고 추린 2~3명의 외국인 영입 후보를 두고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상의해서 선발하는 식이다. 예전에는 신인 드래프트도 감독들이 관여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프런트 고유 업무다.

2년 전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면서 한화 구단은 전권을 위임했다. 수년간 최하위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우승청부사를 영입한 상황. 코칭스태프 구성과 필요선수 확보 등에 있어 김 감독의 요청사항을 대폭 수용했다. 하지만 외부 FA와 거물급 외국인선수 영입 등 지속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2015년 정규리그 6위, 올해 7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권 혁과 송창식의 팔꿈치 수술 등 필승조에 대한 혹사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즌 막판부터 감독 경질 목소리도 높았다.

한화 구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성적 부진 책임을 사령탑에게로만 돌리진 않았다. 프런트 쇄신과 장기비전 마련을 통해 짐을 나눠지기로 했다. 한화 관계자는 "시즌 후반기부터 장기비전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긴 시간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한화는 포스트시즌 중임을 감안해 박종훈 본부장 영입 등을 이유로 공식발표를 미뤄, 팬들께 죄송하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기존 프런트는 '운영부문'과 '지원부문'으로 나뉘게 된다. 운영은 박종훈 단장이, 지원은 전임 단장인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이 담당한다. 감독 출신 단장은 KBO리그 최초다. 일본에선 지난해 작고한 나카무라 가즈히로 전 한신 타이거즈 단장이 대표적인 감독출신 단장이다. 한신 내야수-한신 감독-오릭스 감독-오릭스 단장을 거쳐 한신 단장을 역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토미 라소다 전 LA다저스 부사장이 감독 출신 단장 등이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박종훈 한화 신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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