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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이제는 중후한 멋까지 느껴진다.
이날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34⅓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웠다. 현대 유니콘스 김수경이 가지고 있던 27⅔이닝 연속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KBO리그 가을 역사에 한 페이지를 만들어냈다.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은 지난해 시작됐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7이닝 3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니퍼트는 마지막 7회를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어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9이닝 3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으로 장식했고, 4차전 선발로 나가 7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다시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대망의 한국시리즈에서는 2차전서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린데 이어 5차전에서는 선발 유희관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⅓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서만 26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1981년생인 니퍼트는 올해 35세다. 선발 투수로는 기량이 떨어지는 시점이다. 그러나 그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모범적인 생활로 체력적인 한계를 이겨내고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서 잦은 부상으로 제몫을 하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시즌에는 부상으로 두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면서도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지며 체력을 과시했다.
니퍼트는 이날 경기를 마치고 "정규시즌과 투구 패턴의 큰 차이는 없었다. 오늘은 직구에 힘이 있어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었다"면서 "7회를 마친 뒤 한용덕 수석코치가 힘이 남아있냐고 물어봐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스태미나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날 니퍼트의 직구는 최고 156㎞까지 나왔다. 150㎞를 꾸준히 찍었다. 정규시즌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체력 관리를 잘 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니퍼트가 가을에 더 중후해진 이유다.
니퍼트는 정상적인 로테이션 순서에 따라 5차전 선발로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두산이 4연승 우승을 노린다면 4차전에 니퍼트를 불펜 대기시킬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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