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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맛보는 가을 야구, 4번 김재환이 '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10-29 08:37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1, 3루 두산 김재환이 우월 3점 홈런을 치고 들어오며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0.04/

21년 만의 통합 우승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를 정조준 한 '잠실 곰'. 모든 시선이 선발진에 쏠려 있다. KBO리그 최초로 모두 15승 이상을 거둔 '판타스틱4'가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게 야구다. 투수가 노히트 피칭을 해도 야수의 득점 지원이 없으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김재환(28)을 향한 기대가 크다. 4번 타자로서 올 시즌 엄청난 활약을 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한 시즌 최다 홈런이 7개였던 그는 올해 134경기에서 492타수 160안타, 타율 3할2푼5리에 37홈런 124타점 107득점을 올렸다. 장타율(0.628)과 출루율(0.407)을 합한 OPS는 1.035. 특급 성적을 냈다.

홈런 대부분은 우투수를 상대로 때렸다. 우투수 27개, 좌투수 5개, 언더핸드 5개다. 또 득점권 타율은 3할1푼3리이고, 3구 이내에 가장 많이 방망이를 돌리며 좋은 결과물을 냈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4번 타자다. 김태형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연습게임, 귀국 후 치른 자체 청백전에서도 김재환을 4번 좌익수로 썼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과 비교해 타순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다. 3번과 6~7번만 상대 투수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즉 NC선발이 오른손이냐 왼손이냐에 따라 민병헌과 오재일 중 한 명이 3번을 맡는다. 4번 김재환-5번 양의지 체제에는 변화가 없다.

김재환은 그동안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이 시즌을 마쳤기 때문에 누구보다 의욕적으로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기도 했다. 그는 "4번 타자이지만 내가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앞 뒤의 (민)병헌이 형, (오)재일 형, (양)의지 형에게 찬스를 이어준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할 것"이라며 "물론 실투는 놓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을 야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 한 타석을 소화했다. 그래도 백업이었던 당시와 어엿한 4번이 된 지금의 기분은 다를 수밖에 없는 법. 인간이라면 떨릴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과 달리 상대의 집중 견제에 애를 먹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작년까지 최근 가을야구에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KBO리그 간판 타자들이 모두 고전했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물론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도 큰 걱정하지 않는다. 역시 김재환 앞뒤에 좋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8일 미디어데이에서 "김재환이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지만 경험 많은 선수들이 3번과 5번에 있다. 서로 잘 조화를 이뤄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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