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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대표의 도박같은 깜짝 카드가 성공할까.
지도자 경험이 없는 어린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한 것은 도박에 가까운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이제껏 이런식의 선임은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넥센이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다.
이 대표는 이번 감독 선임의 조건을 "선입견과 편견이 없는, 그래서 오픈된 마인드와 자세로 귀를 열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선수단을 이끌 수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오히려 야구를 오래 보지 않아 자기만의 야구관을 갖추지 않은 젊은 인물이 적합하다고 봤다.
장 감독도 자신이 감독이 된 것에 놀라면서도 "우리 팀은 좋은 코치분들이 많고 시스템이 안정돼 있어 선수들을 잘 관리해준다면 좋은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장 감독과 기존 코치들간의 관계 설정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선수단 내에서 감독이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코칭스태프, 선수들의 두터운 신뢰가 필요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넥센은 그동안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메이저리그의 시스템 야구를 들여와 한국야구에 접목시키는 노력을 해 왔다. 올해 초에는 뉴욕 양키스 출신 쉐인 스펜서를 퓨처스팀 필드 코디네이터(2군 감독), 히어로즈 출신 투수 브랜든 나이트를 퓨처스팀 투수 총괄(코치)로 영입했다. 이제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 노하우를 현장에서 실현시킬 시기가 됐다고 봤다. 그러기 위해선 구단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필요했고, 구단 내부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 현장을 잘 아는 장 감독을 최적의 인물로 낙점했다.
야구계에선 이를 도박으로 보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파격적인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4년 전 염경엽 감독을 선임했을 때도 파격적인 결정이라고 놀랐던 야구계다.
이장석 대표의 도박은 과연 성공할까. 히어로즈가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선택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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