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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에이스 '니서방' 니퍼트. 역대 최고의 한국형 용병이란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한국시리즈 역시 1선발이 유력하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9.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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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두 남자가 2016년 한국시리즈 향방을 가른다. 두산 에이스 '니서방' 니퍼트. NC 에이스 '까칠남' 해커. 둘의 성향은 정반대다. 니퍼트는 부드럽고, 친화력이 좋고, 그라운드에선 사고방식까지 '반 한국인'이다. 반면 해커는 선을 분명하게 지키고, 자기가 할 부분은 어김없이 해낸다. 철저한 개인주의자이자 프로페셔널이다.
올시즌 페넌트레이스는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던 타고투저가 극에 달했다. 가을이 되면서 변화 조짐이 일었다. 상위팀 에이스들이 총출동하면서 타자의 시대는 저물고, 투수가 호령하는 투고타저가 도래했다. 한국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도 마운드다. 니퍼트와 해커의 맞대결은 로테이션상 어렵지만 양팀이 이기려면 어떻게든 상대 에이스를 공략해야 한다.
니퍼트와 해커는 빼어난 외국인투수다. 니퍼트는 올해로 두산과 6년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6년간 통산 80승35패를 거뒀다. 지난해는 부상으로 6승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두산은 니퍼트를 등에 업고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품에 안았다. 올해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로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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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해커. 지난 25일 플레이오프 4차전, LG를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7회말 LG 이천웅을 내야 땅볼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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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는 대기만성형이다. 2013년 한국 무대 첫해 NC유니폼을 입고 4승11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지만 꾸준함을 인정받아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4년 8승8패로 적응기를 거쳐 지난해 19승5패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올해는 팔꿈치 부상으로 두달 넘게 쉬었지만 복귀하자마자 에이스로서의 본색을 드러내며 13승3패, 평균자책점 3.45로 시즌을 마쳤다. 플레이오프 1차전(7이닝 2실점)과 2차전(7이닝 1실점 선발승)에서도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종을 늘리고, 이단 투구폼 등을 고안했다. 야구 열정은 둘째가라면 서럽다.
성격은 180도 다르다. 니퍼트는 김치 불고기 한국음식, 한국문화가 이제 자연스럽다. 한글도 읽을 줄 알고 직접 운전하며 경기장과 집을 오간지도 5년이나 됐다. 스스로 "나를 외국인선수로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한국인 아내와 결혼했고, 팀선배 홍성흔의 부상에는 SNS를 통해 "보고싶어 형ㅠ"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두산 팬들도 니퍼트를 프랜차이즈 스타 대하듯 한다. 오랜기간 한국에서 맹활약하다보니 일각에선 귀화얘기도 나올 정도였다.
해커는 공사구분이 명확하다. 말이 별로 없는 스타일이다. 그라운드에선 열정을 토해내지만 경기장을 벗어나면 '차가운 도시남자'가 된다. 경기와 경기외적인 부분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다. 시간과 자기관리가 철저한 남자다. NC관계자는 "평소에도 말은 별로 없다. 자기가 할 일 외에 다른 부분에는 큰 관심도 없다. 동료들과도 나쁘게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더 친해지고자 하는 노력도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관리 노하우와 실력 향상을 위한 치열한 고민은 우리 선수들이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 어릴 때부터 공동체문화, 조직문화에 익숙한 국내선수들과는 다르다. 해커가 유별난 것이 아니라 니퍼트가 특별한 셈이다. 하지만 해커는 이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외국인 선수들조차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독특한 '까칠함'이 있다.
외국인선수의 사생활은 번외다. 야구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니퍼트와 해커는 소속팀의 두터운 신임, 홈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4년 이상 한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것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3년을 외국인투수의 한계치로 본다. 구종과 구질, 버릇 등 총체적인 데이터가 공개되기 때문에 그만큼 버티기 어렵다. 둘은 자신들만의 생존법으로 KBO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생활도 거침없이 헤쳐나가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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