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 8경기(23일 현재)가 벌어졌다. 정규시즌 4위 LG 트윈스가 와일드카드결정전(1승1패)과 준플레이오프(PO·3승1패)를 통과한 후 정규시즌 2위 NC 다이노스와 PO 두 경기를 치렀다. NC가 1~2차전을 연달아 승리, LG의 상승세를 꺾으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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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왜 중요한 지를 다시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KIA 헥터 양현종, LG 허프 류제국 소사, NC 해커 스튜어트는 선발 등판해 매우 인상적인 호투를 펼쳤다. 선발 투수의 호투는 타자들의 방망이를 잠재웠다. 올해 정규시즌의 빅 트렌드였던 '타고투저'가 가을야구에선 '투고타저'로 바뀌었다. 이번 PS엔 아직 양팀 합계 10득점 이상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시리즈 우승 대권에 도전하고 싶은 팀은 강력한 선발 투수진을 구축해야만 가능하다는 걸 절감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단기전일수록 투수 특히 선발진에 무게감이 실렸다. 앞으로 있을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 선발 '판타스틱 4(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경기력에 가장 초점이 모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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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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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는 내야 수비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LG(오지환)와 KIA(김선빈) 두 팀의 유격수가 경기를 좌우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서로 실책을 주고받아 경기 분위기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오지환의 같은 경우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의 실책을 딛고 일어나 준PO에선 시리즈 MVP에 뽑혔다. 오지환이 시리즈 전체를 지배했다고 볼 수 있다. 넥센 유격수 김하성도 매끄럽지 않은 수비로 고개를 숙였다. NC 유격수 손시헌과 두산 김재호의 어깨도 무겁다. 유격수의 경우 수비 비중이 공격 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격수도 이제 수비만 잘 하면 되는 시대는 갔다. 주로 하위 타순에서 출루해 찬스를 테이블세터 그 다음 중심타순에게까지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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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호평받은 사람 중 한 명이 LG 양상문 감독이다. 양 감독은 하위권으로 떨어졌던 팀을 정규시즌 4위로 끌어올린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포스트시즌에서 KIA와 넥센을 차례로 제치고 NC와 맞붙고 있다. 2패로 궁지에 몰렸지만 양상문 감독의 LG 야구가 보여준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강한 선발 투수와 한발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이 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비록 NC와의 PO 1차전에서 9회말 3실점해 역전패했지만 LG 쪽의 실수라기 보다 NC 선수들의 집중력이 놀라웠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
이번 PS은 양상문 감독의 발전된 지도력과 리더십을 입증한 의미있는 무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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