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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1,2타선을 따낸 결정적인 이유. 베테랑 타자들의 노림수다.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거머쥔 LG 트윈스이지만, '경험', '노림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LG에는 이호준, 박석민 같은 타자가 없다.
박석민은 리그에서 노림수가 가장 빼어난 걸로 유명하다. 그토록 치기 어렵다는 몸쪽 직구에 대한 반응이 탁월한 것은 게스 히팅으로 왼 다리를 미리 오픈시켜 놓기 때문이다. 또 트리플 악셀은 컨디션이 좋을 때 나온다. 그는 "나도 모르게 나오는 동작이다. 공이 잘 보이거나 몸이 가벼울 때 종종 돈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7회 쏘아올린 결승포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LG 배터리가 좀 더 신중해야 했다. 볼카운트 1B2S, 허프는 148㎞ 직구를 제대로 뿌렸지만 박석민의 스킬이 한 수 위였다. 다른 타자라면 맞혀야 파울밖에 안 되는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첫 타석, 초구 때 나온 반응, 거기다 트리플악셀까지 선보였다면 박석민의 노림수를 더 철저히 경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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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구째 슬라이더에 대한 반응이 힌트였다. 그는 3B1S에서 이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1루로 걸어나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주심에게는 들어온 것이 맞냐고 재차 확인하면서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구째 슬라이더를 기막히게 때렸다. 예상된 공이 들어오자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타구를 보냈다.
일전에 두산 베어스 강인권 코치는 이호준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벤치에서 보면 신기할 때가 많다. 무엇을 노리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 꼭 한 방씩 친다. 노림수가 대단하다"라고. 지난 2012년부터 3년간 NC에서도 코치 생활을 한 그는 "이호준 같은 타자는 정말 볼배합을 하기 힘들다"고 했다.
결국 NC에는 있고, LG에는 부족한 점이 바로 이런 노림수다. 양 팀 외인들이 모두 '엄청난' 공을 뿌려 안타 1개도 치기 힘든 상황에서 경험과 노림수로 승자와 패자의 얼굴이 가려지고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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