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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이호준의 이름이 외쳐지는 순간. 마산 구장이 뒤흔들렸다.
그런데 9회말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선두 타자 박민우기 LG의 철벽 마무리 임정우를 상대로 안타를 쳐 출루했다. 상대 폭투로 무사 2루. 그리고 권희동의 안타로 주자 1,3루 천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타순 변화에도 하늘은 NC 편이었다.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5번 타자는 지석훈이었다. 원래 박석민이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었지만 이미 대주자로 교체된 후였다. 박석민에 비해 지석훈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지만, 스스로 편견을 뒤집었다. 지석훈이 임정우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1-2. 이제 1점 차. 누구도 다음 상황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이호준은 이날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허리 부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호준이의 허리가 좋지 않아 오늘 경기 후반 대타를 대기한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한 방 쳐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
대타 이호준이 등장하자 마산 구장은 이날 경기 통틀어 가장 큰 울림이 퍼졌다. 홈팬들이 전원 기립해 이호준의 응원가를 부르며 환호했다.
그리고 이호준은 그 기대에 완벽히 응답했다. 노림수가 통했다. 김지용이 3볼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있을때 스트라이크를 1개 지켜봤고, 다음 공은 헛스윙이었다. 풀카운트. 마지막 노림수에 김지용이 걸려들었다. 슬라이더를 밀어쳤고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가 됐다. 3루 주자 득점. NC가 2-2 동점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이호준의 안타로 NC는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LG 배터리의 1사 만루 작전에서 용덕한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다.
값진 기록도 함께였다. 이날 대타 출전으로 이호준은 40세8개월13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전 기록을 깼다. 종전 기록은 최동수(40세1개월9일)였다. 이호준이 왜 신생팀 NC의 구심점이었는지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승리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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