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염경엽 체제 끝' 넥센의 야구는 어디로 가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0-18 23:48


LG와 넥센의 201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가 5대4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패한 넥센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0.17/

염경엽 체제가 막을 내렸다. 넥센 히어로즈의 야구는 어디로 향할까.

넥센과 염경엽 감독이 작별했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끝난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18일 구단이 수용했다.

아주 깔끔하지만은 않은 작별이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14년 11월 재계약을 한 염경엽 감독은 내년까지 계약 기간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구단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이 '폭탄 선언'을 했고, 구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확정됐다. 구단은 염경엽 감독의 일방적인 발표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표현했다.

넥센은 지난 8월부터 염경엽 감독과의 결별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 지난 2013년부터 4시즌 동안 팀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현재의 팀 컬러와 잘 맞는 새 감독을 영입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넥센과 염경엽 감독이 펼쳤던 야구는 세밀한 분석을 통한 '맞춤 야구'였다. 창단 시즌이었던 2008년부터 4~5년전까지 넥센은 줄곧 하위권을 맴도는 약체팀이었다. 대기업을 기반으로 한 기존 구단들과는 기조도, 문화도 달랐다. 당연히 몸값 비싼 선수를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자체 육성 시스템에 열과 성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강정호 유한준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착실히 성장했고, 서건창 박병호 김민성 등 트레이드와 신고 선수로 영입한 선수들이 대박을 터트렸다. 4년 연속(2013~16)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새로운 유형의 성공 사례를 썼다.

박병호 유한준 강정호 손승락 등이 해외, 타팀으로 이적하고, 주축 불펜이었던 조상우 한현희가 수술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도 넥센은 올해 착실히 성과를 냈다. 정규 시즌 3위.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 부진했지만, 올해 넥센을 실패라고 일컫는 이는 없다. 꼴찌 후보로 평가받는 어려운 상황에서 낸 값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넥센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장석 대표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단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4년간 팀을 이끌었던 감독도 떠났다. 그저 다음 상황을 기다리는 선수단도 동요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또 팀의 특성도 고려된다. 넥센은 기존의 KBO리그 구단들보다 메이저리그식 단장 야구에 조금 더 가까웠다. 이장석 대표는 올 시즌 화성 2군에 코칭스태프를 외국인으로 구성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차기 감독 후보로 자꾸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히어로즈 전성기에 첫번째 쉼표가 찍혔다. 내년에 넥센이 보여줄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