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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체제가 막을 내렸다. 넥센 히어로즈의 야구는 어디로 향할까.
넥센은 지난 8월부터 염경엽 감독과의 결별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기 사령탑. 염경엽 감독이 지난 2013년부터 4시즌 동안 팀을 이끌어왔기 때문에, 현재의 팀 컬러와 잘 맞는 새 감독을 영입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넥센과 염경엽 감독이 펼쳤던 야구는 세밀한 분석을 통한 '맞춤 야구'였다. 창단 시즌이었던 2008년부터 4~5년전까지 넥센은 줄곧 하위권을 맴도는 약체팀이었다. 대기업을 기반으로 한 기존 구단들과는 기조도, 문화도 달랐다. 당연히 몸값 비싼 선수를 외부에서 데리고 오는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자체 육성 시스템에 열과 성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
박병호 유한준 강정호 손승락 등이 해외, 타팀으로 이적하고, 주축 불펜이었던 조상우 한현희가 수술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도 넥센은 올해 착실히 성과를 냈다. 정규 시즌 3위.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3패 부진했지만, 올해 넥센을 실패라고 일컫는 이는 없다. 꼴찌 후보로 평가받는 어려운 상황에서 낸 값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넥센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장석 대표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구단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4년간 팀을 이끌었던 감독도 떠났다. 그저 다음 상황을 기다리는 선수단도 동요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또 팀의 특성도 고려된다. 넥센은 기존의 KBO리그 구단들보다 메이저리그식 단장 야구에 조금 더 가까웠다. 이장석 대표는 올 시즌 화성 2군에 코칭스태프를 외국인으로 구성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외국인 선수들이 차기 감독 후보로 자꾸 거론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히어로즈 전성기에 첫번째 쉼표가 찍혔다. 내년에 넥센이 보여줄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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