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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포수 2명을 보유한 LG 트윈스. 이번 가을의 진짜 힘은 안방에서 나온다.
각자가 가진 매력이 다르다. 정상호에게 노련한 리드와 안정감을 기대한다면, 유강남에게는 활력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다. 때문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차전 유강남, 2차전 정상호가 먼저 마스크를 썼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정상호-유강남-유강남 순으로 1~3차전 선발 포수를 낙점했다.
아직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유강남은 나름 마음 고생을 했다. 공교롭게도 유강남이 먼저 마스크를 썼던 2경기를 졌기 때문이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포수는 실점이라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16일 3차전 선발로 다시 유강남을 선택했다.
질타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정상호는 "경험을 하다보면 좋아지고, 질타가 쌓이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 운이 좋아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만, 나 역시 그랬었다"고 조언했다.
유강남은 부담감 속에서 3차전에 임했다. 그러나 팀이 4대1 쾌승을 거뒀고, 결승 홈런의 주인공이 바로 유강남이었다. 선발 허프와 찰떡 호흡을 다시 한번 과시한 유강남은 경기 MVP 영예를 안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간의 마음 고생도 털어놨다. 유강남은 "솔직히 심적으로 부담스럽고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지더라도 후회 없이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나를 믿고, 선발 허프를 믿었다"고 말했다. 비로소 걱정을 덜 수 있었다.
LG의 막강한 마운드를 이끄는 정상호와 유강남. 두 사람의 공·수 조화는 내년 LG를 더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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