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준PO] 강상수 코치가 본 허프 "완벽한 본보기"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6-10-16 23:17 | 최종수정 2016-10-16 23:48


16일 LG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서울 잠실구장에서 KBO 준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를 펼쳤다. 2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허프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0.16

"본 받을만한 선수죠."

어디서 이런 투수가 뚝 떨어졌을까. 대체 외국인 투수로 데이비드 허프를 영입한 LG 트윈스의 선택은 '신의 한 수'였다.

허프의 위력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빛나고 있다. 지난 7월 코프렌드를 방출하고, 몇 시즌간 지켜본 허프를 영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만약 코프렌드-소사 체제로 계속 선발진을 꾸렸다면 순위 싸움, 포스트시즌에서 지금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허프는 후반기 LG의 4위 싸움에서도 가장 든든한 주연이었다. 8월 13일 삼성전에서 패전(7이닝 6실점)을 기록한 이후로는 6번의 선발 등판에서 패전 없이 5승. LG가 SK, KIA를 제치고 유리한 4위로 정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중요한 경기를 허프가 잡아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비록 패전 투수가 됐지만, 7이닝 4실점(2자책)으로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없었다면 아마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아쉬움을 만회하듯,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더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16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후반기부터 드러난 허프의 최대 장점은 '기본이 7이닝'이다. 제구가 좋다보니 유리한 카운트에서 빨리 승부를 걸 수 있고, '이닝 이터'의 면모도 있다. 허프를 상대한 타 팀 선수들도 혀를 내두른다. KIA 이범호는 "올해 한국에 온 외국인 투수들 중에 단연 최고의 공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LG를 상대한 전력분석팀들도 "특별히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탰다.

팀 내 만족도도 최고다. LG 강상수 투수코치는 "허프가 처음 팀에 왔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아직 한국 타자들의 특성을 잘 모르기 때문에 당분간은 실험을 해보겠다고 했다. 여러가지 공을 던지고 반응을 테스트하면서 상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뜻이었다"고 돌아봤다.


"지금은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찾은 것 같다"는 강상수 코치는 "습성이나 유형을 파악했다. 갈 수록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좋은 투수다. 굉장히 영리하다"고 했다.

마운드 위에서의 모습만 훌륭한 것은 아니다. 베테랑 선수로서의 모범적인 자세도 귀감이 된다. 강 코치는 "허프는 준비가 굉장히 철저하고 프로의 자세가 대단하다. 외국인 선수라는 사실을 떠나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 본 받을 점이 정말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선점하며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만약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면 허프의 활약도 계속 볼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