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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53)이 '왕조'를 선물하고 그라운드를 잠시 떠났다.
하지만 2010년대 최강팀을 구축한 것도 잠시 소속 선수들의 도박 사건 연루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해 가을 임창용(KIA 타이거즈), 안지만, 윤성환이 한꺼번에 해외원정도박에 연루돼 팀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결국 삼성은 마운드의 핵심 선수 3명을 제외한채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그 결과 통합 우승 5연패에 실패했고, 올 정규시즌에도 하위권에 맴돌았다.
그러나 류 감독은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낮아진 마운드 높이, 외국인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 부상 선수의 속출에도 "결국 감독이 잘못했기 때문에 팀 성적이 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또 주변에서 "성적을 낼 수 없는 조건이다. 그간 배영수 권 혁 등 내부 FA를 놓친 것도 크다. 장기간 우승하면서 좋은 신인도 뽑지 못했다"라고 진단을 해도 "성적이 나지 않으면 감독 탓"이라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렸다. 류 감독은 핑계대지 않는 사령탑이었다.
정말이었다. 누구보다 아쉬울테지만,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와 축하 파티를 끝까지 지켜봤다. 삼성은 류 감독의 지시로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3루 덕아웃 앞에 도열, 박수를 쳐주는 수준 높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감독이 잠시 그라운드를 떠난다. '야통'(야구대통령)이전에 누구보다 매너가 좋았던 '신사' 류 감독. 구단은 류 감독이 기술 고문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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