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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 노에시와 아킬리노 로페즈. KIA 타이거즈의 가을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두 사람이다.
그러나 결과는 헥터의 완승. 8회 교체될 때까지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거둔 값진 승리다.
만약 헥터가 무너졌다면 KIA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결과를 떠안았을 것이다. LG 선발이 까다로운 투수 허프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만큼 헥터가 짊어진 무게는 무거웠고, 그 무게를 이겨냈다.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했던 7차전 당시, 극적인 역전승 뒤에는 로페즈의 불펜 등판이 있었다. 예상을 뒤엎고 위기 상황에 등판한 로페즈가 SK 타선을 잠재웠고, 경기 후반 반격의 기틀을 다잡을 수 있었다. 비록 한국시리즈 MVP는 나지완의 몫이었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이 로페즈를 기억하고 있다.
로페즈와 헥터는 도미니카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로페즈가 190⅓이닝으로 2009년 리그 최다 이닝 1위 타이틀을 가져갔고, 헥터 역시 올해 206⅔이닝을 소화하며 1위에 올랐다. 두사람 모두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데다 큰 경기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좋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그 팀이 가지고 있는 복이다. 오래전 로페즈가 떠오르는 헥터의 활약은 올해 KIA의 의미있는 성장에 정점을 찍었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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