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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만에 KBO리그 MVP와 신인왕 투표에 점수제가 부활했다.
MVP 후보로 꼽히는 선수는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 SK 와이번스 최 정, 한화 이글스 김태균 등이다. 후보가 정해지지 않기 때문에 1위표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즉 다수결 투표에서는 1위표를 가장 많이 얻는 선수가 무조건 MVP가 되지만, 점수제 방식에서는 1위표를 가장 많이 얻더라도 1위를 주지 않은 투표자들에게 2위 또는 3위에서 외면받을 경우 합계 점수가 낮아 MVP에 실패할 수 있다. 실제로 점수제를 채택하는 메이저리그 MVP와 사이영상 투표에서 가끔 일어나는 일이다.
순위별 점수는 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이다. KBO에 따르면 이번 투표에 참가하는 기자단은 총 113명이다. 일단 총 유효투표수가 100표라고 가정해보자. A 선수가 1위 51표, 2위 5표, 3위 44표를 얻고, B 선수가 1위 49표, 2위 50표, 3위 1표를 얻는다면, 총점은 A가 560점, B가 595점이 된다. 즉 A가 과반의 1위표를 얻었지만, B가 총점에서 앞서 MVP가 되는 것이다. 투표자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투표 결과가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니퍼트는 다승(22승)과 승률(0.880), 평균자책점(2.95)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했고, 최형우는 타율(0.376)과 타점(144개), 안타(195개) 부문을 휩쓸어 역시 3관왕에 올랐다. 니퍼트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처음으로 22승 투수가 됐고,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최형우는 압도적인 타율과 안타수, 그리고 홈런왕에 오르지도 않고 타점 타이틀을 차지해 클러치 능력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는 점을 어필할 수 있다. 물론 팀성적 면에서 역대 한 시즌 최다인 92승을 거둔 두산의 에이스가 니퍼트라는 점도 중요한 사실이다.
MVP, 신인왕 투표는 오는 13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현장에서 실시되며, 투표 결과는 한국시리즈 종료 후 시상식 무대에서 발표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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