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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잠실벌을 달리는 적토마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이병규는 올해 LG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올시즌 1군 무대에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시범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부상도 있었고, 팀 리빌딩 정책에 양상문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부진하던 LG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 양 감독의 리빌딩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랜 스타 선수의 부재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한 때 팬들은 이병규 콜업에 대한 시위 아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시즌이 끝나가는 상황, 이병규는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분명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래서 빠른 4위 확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일찍부터 4위가 확정되면 이병규를 콜업시켜 경기에 출전시키려는 마음을 먹었다. 계산대로 풀리면, 사실 이번 대구-부산 원정길에도 이병규를 합류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4위 확정이 계속 미뤄졌다. 이병규의 합류 시점도 늦어지게 됐다.
올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 그렇지 않고는 이병규 본인의 선택이다.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가 있을 수 있는데, 마치 이런 경기 출전 기회를 마련해주면 마지막을 종용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양 감독은 고민했다. 양 감독은 "선수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시즌 종료 후 일은 그 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다. 일단은 계약 마지막 해니 이병규가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베테랑 맷 할러데이와의 1년 연장 계약 옵션을 포기했다. 이 포기 발표가 있던 날 할러데이는 대타로 출전해 홈팬들 앞에서 홈런을 때리며 드라마같은 작별 인사를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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