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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 결정 "4위 확정되면 이병규 콜업"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10-05 07:59



우리는 잠실벌을 달리는 적토마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LG 트윈스가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대5로 분패해 5위 KIA 타이거즈와는 1경기 차이. 그래도 아직 유리하다. LG는 2경기를 남겨놓고 있고, KIA는 3경기다. LG의 4위 매직넘버는 2로 LG의 승리, KIA의 패배시 매직넘버가 줄어든다. 만약, KIA가 5일 대구 삼성전에서 패하고 LG가 6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승리하면 LG가 4위를 확정짓는다.

4위. 매우 중요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홈, 그리고 1승 어드밴티지가 있다. 그런데 LG에는 하루라도 빨리 4위를 확정짓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팀 레전드 스타 '적토마' 이병규(9번) 때문이다.

이병규는 올해 LG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올시즌 1군 무대에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시범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부상도 있었고, 팀 리빌딩 정책에 양상문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부진하던 LG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며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 양 감독의 리빌딩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랜 스타 선수의 부재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한 때 팬들은 이병규 콜업에 대한 시위 아닌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시즌이 끝나가는 상황, 이병규는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분명 가능성이 열려있다. 그래서 빠른 4위 확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일찍부터 4위가 확정되면 이병규를 콜업시켜 경기에 출전시키려는 마음을 먹었다. 계산대로 풀리면, 사실 이번 대구-부산 원정길에도 이병규를 합류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4위 확정이 계속 미뤄졌다. 이병규의 합류 시점도 늦어지게 됐다.

이제 남은 건 2경기. 이병규가 6일 부산 원정 경기에 합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남은 건 8일 잠실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홈 최종전. 이 안에 LG가 4위를 확정하면 팬들은 잠실에서 이병규를 만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마지막 홈경기, 그것도 상대가 두산이다. LG는 이 경기에 추억의 검정 원정 유니폼 이벤트도 벌인다. 전성기 시절 이병규가 입고 맹활약하던 그 유니폼이다. 양 감독은 이병규를 콜업하면 팬들을 위해 이병규를 1번-지명타자로 출전시킬 계산도 하고 있다.

올시즌 종료 후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가고, 그렇지 않고는 이병규 본인의 선택이다. 현역 생활에 대한 의지가 있을 수 있는데, 마치 이런 경기 출전 기회를 마련해주면 마지막을 종용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양 감독은 고민했다. 양 감독은 "선수 개인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시즌 종료 후 일은 그 때 가서 생각해볼 문제다. 일단은 계약 마지막 해니 이병규가 팬들과 인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베테랑 맷 할러데이와의 1년 연장 계약 옵션을 포기했다. 이 포기 발표가 있던 날 할러데이는 대타로 출전해 홈팬들 앞에서 홈런을 때리며 드라마같은 작별 인사를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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