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BO리그는 관중신기록을 경신중이다.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막판 5위 싸움이 관중모으기 '번개탄' 역할을 하고 있다. 야구장에서의 첫번째 즐거움이 야구보는 기쁨이라면, 두번째는? 먹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삼삼오오 야구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손에 하나둘 들려 있는 것은 치킨(닭)이다. 전국민적인 간식(누군가에겐 주식)으로 자리잡은 치킨은 야구장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프로야구=치킨 한마리'를 떠올릴 정도다.
|
야구장에서 치킨이 특히 인기있는 이유는 고소함과 쫄깃함 외에 포만감이다. 살코기가 주는 든든함이 첫번째 매력이다. 프로야구는 초봄 등 일부 주말을 제외하고는 오후 6시30분에 시작된다. 딱 저녁시간이다. 야구를 보기 전 야구장 주변 음식점은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밥 한번 먹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야구보기 위해 번거롭게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좀 그렇다. 이럴 때 간편하게 찾게 되는 것이 치킨 한마리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그냥 먹어도 좋고, 맥주와 곁들이면 최고의 안주가 된다.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야구장 치킨의 역사는 프로야구 초창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야구장 앞 노점상 통닭을 시작으로 야구장 매점에서 닭을 직접 튀기기 시작했고, 10여년 전부터는 대형화된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빼곡히 입점됐다. 원형으로 그라운드를 둘러싸고 있는 야구장 구조 특성상 1루와 3루, 중앙석을 기준으로 7개에서 최대 10개 정도의 치킨 판매대가 있다. 경기 시작전이 가장 붐빈다. 경기가 시작되고나면 치킨보다는 닭강정이나 꼬치류, 간단한 음료수 판매가 주를 이룬다. 시장기가 돌기 시작하는 5회말 이후 클리닝 타임이 되면 '2차 치킨전쟁'이 시작된다.
치킨 종류 선호도는 구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프라이드 치킨이 80%, 순살(뼈없는 닭고기) 치킨이 20%다. 프라이드 치킨에는 양념소스가 따로 제공되니 구미에 맞춰 순식간에 양념 치킨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야구장에 치킨 전문점이 입점하기 시작한 것은 구단 매출과도 직접 연관이 있지만 쾌적한 유통관리 측면도 크다. 야구장 입점 치킨 전문점은 각종 건강-안전 관련 보험과 재료엄선 등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입점시나 재계약시 통과 조건이 되기도 한다.
|
치킨 업계, 프로야구 연계 마케팅
프로야구 TV중계는 포스트시즌이나 시즌개막전 등을 제외하면 지상파보다는 5개의 스포츠 케이블 방송에서 전담한다. 야구는 정중동의 게임이다. 공격과 수비가 교차되는 이닝 중간, 투수교체시에는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속개된다. 이때 TV CF가 전파를 탄다. 최근 들어서는 경기중 중간광고 형태로 화면상에 제품이나 업체이름이 툭 튀어 나오기도 하지만 이닝 중간이 전통적인 광고타임이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치킨 광고다.
대세 걸그룹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치킨OOO' 관계자는 "프로야구 팬들을 대상으로한 타킷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프로야구 시간대가 치킨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간이기도 하고, 야구시청 중에 가장 경쟁력있는 간식 또한 치킨이다. 이같은 이유로 TV광고를 프로야구 시간대에 집중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프로야구하면 치킨을 연상시키는 분들이 많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넌트레이스만 6개월, 월요일을 제외하고 팀당 매주 6경기가 치러지기 때문에 요일별 매출 편차는 적은 편이다.
각 업체별로 프로야구 연계 마케팅도 한창이다. 야구장내 판매점 입점경쟁도 치열하다. 야구장내 치킨 매출이 급증하면 덩달아 신바람을 내는 궁합 음료도 있다. 콜라와 맥주다. 치킨 구입시 둘 중 하나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