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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양상문 감독의 예측대로 경기 속도는 빨랐다. 양현종과 허프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양현종은 꾸준히 LG 타자들을 내보내면서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는 투구를 했고, 허프는 KIA 타자들을 철저히 봉쇄했다. LG는 초반 주루사 등 아쉬움이 있었지만 2회 오지환의 선취 타점과 6회 문선재의 솔로 홈런으로 2-0 리드를 쥐었고, 꽉 막혀있던 KIA는 4회와 5회 어렵게 주자가 득점권에 나갔지만 후속타가 불발됐다.
LG가 2-0으로 앞선 7회초. KIA가 먼저 투수를 바꿨다. 6이닝 동안 103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이 물러나고 윤석민이 등판했다. 하지만 변수에 발목 잡혔다. 수비 실책이다. 유강남의 외야 타구를 쫓던 우익수 신종길이 타구를 놓치면서 2루타가 됐을 때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1사 1,2루에서 윤석민이 대타 박용택을 상대로 내야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2루수 안치홍이 잡아 1루에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고, 선행 주자도 태그 아웃시킬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유격수 김선빈이 빠른 판단을 하지 못했고 결국 주자들이 모두 살았다. 신종길과 김선빈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반면 LG는 순조로웠다. 7회 추가점을 발판 삼아 불펜 투수들도 위기를 순조롭게 넘겼다. 8회 우규민이 흔들리며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이범호를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대로 순위가 확정되면 두 팀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4위는 1경기만 이겨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5위는 2경기를 연속으로 이겨야 가능하다. 미리보는 가을야구 첫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났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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