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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현실로...허경민 수비 1159⅓이닝 의미는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9-22 10:33


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1사 1,3루서 1루주자 히메네스가 채은성의 내야 땅볼 때 2루서 아웃되고 있다. 두산 유격수는 허경민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3.

"빼주고 싶은데 미안하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뙤약볕이 쏟아지는 한 여름 허경민을 보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선수들이 다들 체력적인 문제를 호소한다. 야수들을 번갈아가며 한 번씩 빼줘야 하는데, 허경민은 고참들에게 밀려 못 빼줄 때가 많았다. 감독으로서 미안하다"고 했다.

허경민은 21일까지 팀이 치른 13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136경기에서 타율 2할8푼2리(517타수 146안타) 7홈런 77타점 89득점으로 타율을 제외한 다른 수치는 '커리어 하이'다. 그는 이달 초 타격감이 뚝 떨어져 마음 고생이 심했지만 최근 3경기에서는 12타수 4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5타점을 수확했다. 이 기간 2루타 2방도 터뜨리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허경민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에 있다. 올해 소화한 수비이닝이 무려 1159⅓이닝이다. 넥센 김하성(135경기 1139이닝) SK 최 정(134경기 1127⅔이닝)에 넉넉히 앞선 리그 전체 1위. 또 이닝수는 많지만 실책은 7개로 준수하다. '핫코너'를 지키는 10개 구단 3루수 중 김민성(넥센)과 함께 가장 적은 실책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 김민성의 수비 이닝은 1018이닝이다. 허경민의 수비가 가장 탄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올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 "수비 이닝에 욕심이 난다. 수비를 많이 했다는 건 그만큼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욕심이 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다른 선수가 타율, 득점, 타점을 논할 때 오직 수비만을 얘기했고, 이는 붙박이 주전으로서 매일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4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9회 대수비 출전)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며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그는 올 시즌 최다 수비 이닝 선수가 될 공산이 크다. 전 경기 출전보다 더 값진 '훈장'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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