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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MVP는 개인타이틀을 몇 개나 손에 쥐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팀성적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2012년 박병호는 133경기에 모두 출전해 31홈런, 105타점, 장타율 0.561로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박병호의 경쟁 상대는 다승왕에 오른 삼성 장원삼, 평균자책점 1위 넥센 나이트, 타격과 출루율 1위 한화 김태균이었다. 박병호는 총 91표 가운데 73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차이로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그해 정규시즌서 넥센은 6위에 그쳤지만, 데뷔 8년만에 스타덤에 오른 박병호의 장타력은 강력하면서도 신선했다.
올시즌 MVP는 20승을 이미 넘어선 두산 베어스 니퍼트가 유력하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1승째를 따냈다. 니퍼트가 앞으로 몇 경기에 더 선발로 나설 지는 알 수 없으나, 다승과 평균자책점(2.92), 승률(0.875) 3관왕은 확정적이다. '선발 왕국'으로 변신한 두산 로테이션을 이끄는 부동의 에이스라는 점, KBO리그 6시즌 동안 모범적인 태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 시즌 내내 특별한 부상없이 자리를 지키며 중요한 경기를 잡아줬다는 점 등 그가 MVP에 오를만한 자격은 이미 충분하다.
홈런과 장타율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테임즈가 9월 들어 주춤하는 사이 최형우가 타자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홈런 부문서 밀려있어 타자 트리플 크라운은 힘들어도, 데뷔 이후 뒤늦게 주전을 꿰차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며 FA를 앞두고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는 점은 인정받을 만하다. 하지만 팀은 포스트시즌서 멀어진 상황이다. 니퍼트와 달리 팀성적서는 메리트가 없다.
팀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기록이 뛰어난 개인의 활약상을 낮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MVP 표심을 끌어들이려면 '뭔가' 필요하다. 따라서 최형우가 앞으로 남은 11경기에서 시선을 끌만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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