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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하이 찍는 최형우, MVP 경쟁서 팀성적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9-22 11:25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8월 이후 폭발적인 타격을 과시하며 MVP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대구 라이온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최형우가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정규시즌 MVP는 개인타이틀을 몇 개나 손에 쥐느냐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팀성적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디비전시리즈가 도입된 1995년 이래로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팀 소속으로 정규시즌 MVP를 받은 경우는 총 7번이다. 이 기간 양리그 42개의 MVP 트로피 가운데 7개가 가을 야구를 뛰지 않은 선수에게 주어졌다. 독보적인 개인기록을 세웠거나, 팀이 이전 시즌보다 성적을 높이는데 공을 세운 경우 포스트시즌과 상관없이 MVP로 뽑혔다는 의미다.

KBO리그에서는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팀에서 MVP를 배출한 적이 몇 차례 있었을까. 한국시리즈만 열린 1982~1985년을 제외하고 이후 시즌을 살펴보면 2005년 롯데 자이언츠 손민한과 2012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 두 명이다. 손민한은 2005년 28경기에서 18승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6의 성적을 올렸다. 투수 중에서는 손민한에 필적할 선수가 없었고, 타자중에서는 LG 트윈스 이병규, 현대 유니콘스 서튼, 한화 이글스 데이비스 정도가 경쟁 상대였다. 다만 구원투수로 61경기에서 10승1패, 16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8로 신인왕에 오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다크호스였다. 투표 결과 손민한 55표, 오승환 20표, 이병규 6표, 데이비스 4표, 서튼 2표였다. 그해 롯데는 정규시즌 5위에 그쳤지만, 손민한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였다.

2012년 박병호는 133경기에 모두 출전해 31홈런, 105타점, 장타율 0.561로 타격 3관왕에 올랐다. 박병호의 경쟁 상대는 다승왕에 오른 삼성 장원삼, 평균자책점 1위 넥센 나이트, 타격과 출루율 1위 한화 김태균이었다. 박병호는 총 91표 가운데 73표를 얻으며 압도적인 차이로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그해 정규시즌서 넥센은 6위에 그쳤지만, 데뷔 8년만에 스타덤에 오른 박병호의 장타력은 강력하면서도 신선했다.

올시즌 MVP는 20승을 이미 넘어선 두산 베어스 니퍼트가 유력하다. 니퍼트는 지난 18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1승째를 따냈다. 니퍼트가 앞으로 몇 경기에 더 선발로 나설 지는 알 수 없으나, 다승과 평균자책점(2.92), 승률(0.875) 3관왕은 확정적이다. '선발 왕국'으로 변신한 두산 로테이션을 이끄는 부동의 에이스라는 점, KBO리그 6시즌 동안 모범적인 태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 시즌 내내 특별한 부상없이 자리를 지키며 중요한 경기를 잡아줬다는 점 등 그가 MVP에 오를만한 자격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 훌륭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커리어 하이'의 기세를 올리며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최형우는 21일 롯데전까지 타율 3할6푼9리, 178안타, 28홈런, 132타점을 마크했다. 타격, 최다안타, 타점 부문 타이틀이 유력하다. 특히 8월 이후 힘을 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형우는 8,9월 35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 9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장타율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테임즈가 9월 들어 주춤하는 사이 최형우가 타자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홈런 부문서 밀려있어 타자 트리플 크라운은 힘들어도, 데뷔 이후 뒤늦게 주전을 꿰차고 꾸준한 자기관리를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며 FA를 앞두고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는 점은 인정받을 만하다. 하지만 팀은 포스트시즌서 멀어진 상황이다. 니퍼트와 달리 팀성적서는 메리트가 없다.

팀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기록이 뛰어난 개인의 활약상을 낮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MVP 표심을 끌어들이려면 '뭔가' 필요하다. 따라서 최형우가 앞으로 남은 11경기에서 시선을 끌만한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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