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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천신만고 10대9 승, 삼성최종전 11승5패, 7년만에 위닝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9-21 22:00


◇롯데 손아섭. 7회초 3점홈런을 터뜨렸다.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5-9로 뒤진 삼성의 8회말 1사만루. 롯데 벤치는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에 투입했다. 타석에는 1번 박해민이 들어섰다. 앞선 타석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3루타만 2개를 때려냈던 박해민이었다. 혹시나 했는데 박해민의 타구는 우측담장까지 굴러가는 여유있는 싹쓸이 3루타. 1경기 3루타 3개는 KBO 역대 최초 신기록이다. 3루타는 홈런보다도 어렵다고 말한다. 코스도 좋아야하고, 타자의 발도 빨라야 한다. 상대 외야진의 중계 플레이가 아주 아주 매끄러우면 더더욱 나오기 힘들다.

삼성은 9-8로 따라붙은 1사 3루에서 2번 박한이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터뜨려 9-9 동점에 성공했다. 롯데 선발 박세웅은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요건을 채웠으나 윤길현-박시영-이정민-손승락 불펜진이 무려 7점을 내줬다. 박세웅은 시즌 8승을 향해 8전9기를 노렸던 박세웅은 9번째 경기마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시즌 7승12패.

하지만 롯데는 9회말 삼성 마무리 심창민을 상대로 선두 2번 신본기가 볼넷으로 진출하고 1사 1루에서 4번 황재균이 좌전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2사 1,2루에서 6번 김문호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 앞에 뚝 떨어졌다. 2루주자가 홈을 밟았다. 롯데는 다시 10-9로 앞서 나갔다.

롯데와 삼성의 시즌 최종전이 이로써 마감됐다. 롯데는 삼성을 상대로 올시즌 11승5패를 기록하게 됐다. 압도적인 우세다.

삼성이 올해 최악의 부진을 겪은 것이 첫번째 원인이겠지만 롯데 역시 좋은 시즌을 보낸 것은 아니다. 전날까지 삼성은 9위, 롯데는 8위다. 롯데는 유독 삼성에 강했다.

롯데는 2010년대 들어 삼성의 제물이었다. 삼성이 왕조를 구축하는 동안 불쏘시개 역할에 충실(?)했다. 2009년 삼성에 11승8패로 앞선 뒤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삼성을 눌러보지 못했다. 2010년 9승1무9패, 2011년 9승1무9패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2012년 6승1무12패, 2013년 7승9패, 2014년 4승12패, 지난해 역시 6승10패에 그쳤다. 4년 연속 삼성의 페넨트레이스 우승 디딤돌이 됐다. 올시즌은 삼성을 상대로 대단한 약진을 한 셈이다.

롯데는 1회초 톱타자 전준우의 2루타에 이어 2번 신본기가 좌전안타로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이후 3번 손아섭의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얻었다. 5회초에는 2번 신본기의 2타점 2루타와 삼성 선발 윤성환의 폭투를 틈타 대거 3득점했다. 4-0으로 앞선 6회초에는 5번 강민호가 좌월 1점홈런(19호)을 터뜨리며 승기를 확 잡아챘다. 강민호는 무릎통증으로 이날 포수마스크는 벗고 지명타자로 나섰다.

삼성이 6회말 2점을 따라붙자 7회초 롯데 타선이 다시 불붙었다. 주인공은 손아섭이었다. 7회 무사 1사 2,3루에서 삼성 벤치는 장필준을 내리고 왼손 박근홍을 마운드에 올렸다. 손아섭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손아섭의 밀어친 타구는 좌측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16호였다. 경기 흐름을 단번에 가져오는 의미있는 스리런포였다.


삼성이 7회 이흥련의 1점홈런과 박해민의 1타점 3루타, 구자욱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3점을 따라붙자 롯데가 또 달아났다. 롯데는 8-5, 3점차 리드에서 8회초 7번 김상호가 우월 1점홈런(7호)으로 스코어를 다시 9-5로 만들었다.

운명의 8회말 삼성이 9-9 동점에 성공하자 대구 새구장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지만 결국 최종승자는 롯데였다. 손승락은 9회말을 무실점으로 블론세이브 뒤 구원승(7승2패17세이브)을 따냈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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