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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의 박용근, 시즌 1호 홈런이 뜻깊은 이유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9-20 21:03


2016 프로야구 KBO리그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박용근이 4회말 1사후 좌월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9.20/

kt 위즈 내야수 박용근(32)이 감격적인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용근은 20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좌완 구창모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홈런은 두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뒤 5-1로 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쪽 담장을 넘겼다. 구창모의 초구 시속 139㎞ 직구를 잡아당겨 비거리는 115m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박용근은 LG 트윈스 소속이던 2010년 5월 1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2319일 만에 대포를 가동했다. 시즌 1호, kt 이적 후 1호, 통산 5번째 홈런이다.

지난 2년 간 박용근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 속초상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을 때만해도 전도유망한 내야수였다. 2009년 101경기에 출전해 127타수 27안타 2할1푼3리의 타율을 기록하면서도 19도루 22득점으로 감초 역할을 했다. 이듬해에도 대주자, 대수비로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었다.

그러나 군 복무를 마친 2012년 10월 괴한의 피습을 받았다. 선수 생활은 고사하고 생명이 위태로웠다. 이후 불굴의 의지로 2014년 그라운드에 돌아왔으나 kt로 트레이드 된 지난해에는 다시 한 번 큰 부상을 당했다. 5월24일 수원 한화전에서 오른 정강이 골절상을 입은 것이다. 그는 홈 쇄도 과정에서 오른 발목이 골절됐다.

하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2군 경기라도 허투루 치르는 법이 없었고, 1군에서도 기술, 체력 훈련을 병행하며 버텼다. 그 결과 이날 값진 홈런도 칠 수 있었다. 무려 6년이 지나 처음 넘긴 담장. 동료들도 덕아웃에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수원=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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