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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루 1위 롯데, 시즌 내내 드러난 응집력 부족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9-20 12:02


롯데 자이언츠는 올시즌 10개팀 중 가장 많은 잔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잠실 LG전에서 3회초 전준우가 좌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9일 부산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대11로 패했다.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희망은 이제 접어야 할 처지다. 승률 4할8푼대가 5강 커트라인이라고 본다면 롯데는 남은 12경기에서 10승을 보태야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지금의 경기력과 식어버린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올시즌 롯데는 마운드 난조, 허술한 수비와 주루, 집중력을 잃은 타선 등 총체적인 난국을 다시 확인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날도 롯데는 타선 침묵 때문에 초반 앞서 나갈 수 있는 흐름을 놓쳤다. 1회말 2사 만루서 김문호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2회말 1사 만루서는 신본기가 유격수 병살타를 쳐 공격의 맥을 어이가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현재 잔루가 1078개로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다. 경기당 평균 8.17개의 잔루를 기록했다. 경기당 잔루가 롯데 다음으로 많은 팀은 8.04개의 NC 다이노스이고, 넥센은 7.43개로 가장 적다. 주자를 얼마나 많이 홈으로 불러들이느냐는 공격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롯데의 팀타율이 2할8푼8리로 9위에 불과함에도 잔루가 가장 많다는 것은 집중력 부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롯데의 득점권 타율은 2할8푼2리로 8위이고, 주자가 있을 때 타율도 2할8푼8리로 8위다. 만루에서는 가장 많은 14개의 병살타를 쳤다. 팀도루가 139개로 넥센(142개) 다음으로 많지만, 이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데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롯데에는 황재균 강민호 손아섭 김문호 등 타율 3할대 타자가 4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황재균은 생애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했고, 손아섭은 112득점과 40도루로 열심히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강민호는 부상 복귀 후 지명타자로 출전해 열심히 타점을 쌓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앞에 항상 주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들조차도 득점권에서 뛰어난 타격을 하는 것도 아니다.

롯데는 지난달 18일 프랑코 2군 타격코치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분위기 쇄신 차원의 의미가 컸다. 아울러 선수와 지도자로 경험이 많은 프랑코 코치가 전수해 줄 타석에서의 마인드와 상대 투수의 볼배합 공략 등에 관해 기대도 걸었다. 그러나 팀배팅과 클러치 배팅이 하루 아침에 개선되기는 힘들다.

사실 주자가 있을 때 벤치에서 낼 수 있는 작전은 번트와 도루, 히트앤드런 정도다. 대타와 대주자를 내는 것은 다음 문제다. 타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롯데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타자들의 개인 능력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병살타를 피하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진루타를 치는지, 득점권에서 클러치 능력을 어느정도나 발휘하는지는 롯데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중 하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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