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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홈런 이승엽 "모범적인 야구선수로 기억됐으면"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9-14 18:34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이 한화에 9대 6으로 승리 했다. 경기 종료 후 60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이 기념 유니폼을 입어보고 있다.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9.14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 이승엽이 한일 통산 600홈런을 달성했다. 이승엽이 2회 한화 이재우를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승엽.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9.14

600홈런에 결승타까지 터트렸다. 그야말로 '이승엽의 날'이었다.

삼성이 14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9대6으로 승리하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쉽지 않은 싸움, 이승엽이 원맨쇼를 펼쳤다.

이승엽은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이재우의 시속 130㎞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이 홈런은 이승엽이 한국에서 14시즌, 일본에서 8시즌을 뛰며 때린 600번째 홈런이다.

맞는 순간 대포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파울 여부만 중요했다. 그러나 곧장 전광판에 '이승엽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자막이 떴다. 라이온즈 파크는 용광로가 됐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8년 동안 159홈런을 떠뜨렸다. KBO리그에서 441번째 홈런을 작렬해 한일 통산 600홈런을 채웠다. 600홈런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8명, 일본에서는 2명만이 올라선 고지다.

삼성은 이날 2회 최형우와 이승엽의 백투백 홈런 등으로 3-0으로 앞서 갔지만, 5회 실책 2개를 저지르며 3-4로 역전 당했다. 그러나 5회말 2사 2, 3루에서 구자욱의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5-4 재역전이었다.

하지만 한화가 곧바로 반격했다. 6회초 1사 2루에서 이양기가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삼성 좌완 장원삼의 몸쪽 낮은 직구를 퍼올렸다. 2013년 9월 21일 대전 SK 와이번스전 이후 1090일 만에 나온 홈런.


그러자 삼성이 박한이의 7회말 동점 솔로포로 응수했다. 또 계속된 2사 1루에서 이승엽이 1타점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책임졌다. 6연승을 노리던 한화는 이승엽을 잔뜩 경계했지만, 결국 '국민 타자'를 막지 못해 연승이 끊겼다.

이승엽은 경기 후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놀라웠다. 스스로도 그렇지만 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빨리 홈런을 치고 싶었다"며 "오늘은 경기 전 훈련 때부터 뭔가 한 방 나올 것 같은 좋은 예감이 있었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했다. 예상이 적중했고,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선수생활 시작할 때부터 내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을 때 거의 팀이 승리했었는데 올해는 유독 2000안타나 1400타점 기록이 나왔을 때 팀이 패해 많이 아쉬웠다. 다행히 오늘은 중요한 시점에 팀이 이겼고, 팀이 이기는데 좋은 기록과 함께 결승타까지 쳐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또 "습득자가 경복중학교 야구선수라는 말을 듣고 '잘됐다' 라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만약 일본에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보다 얼마나 더 많은 기록이 나왔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적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만약' 이기 때문에 거기까지가 끝이고,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죽을힘을 다해 여기까지 달려왔고, 현재 나의 기록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5회를 마치고 축하 행사를 할 때 상대팀 선수단 전원이 축하를 해주셨다.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상대팀 감독님을 비롯한 스태프와 선수단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 KBO도 정말 기량만이 아닌 의식까지도 많이 발전했구나 라고 느꼈다"며 "은퇴까지 올시즌을 마치면 딱 1년이 남는다. 이제는 더 이상의 기록이나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매경기, 매타석을 이제까지 보다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은퇴하는 날까지 부상 없이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모든 야구팬들이 성실하고, 끝까지 열심히 했던 모범적인 야구선수로 이승엽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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