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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니 감독, 강정호 타석서 투수를 왜 바꿨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09-08 10:2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마이크 리크가 8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선발로 등판한 리크는 그러나 4⅓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AFPBBNews = News1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복귀 후 연일 맹타를 터뜨리자 상대팀도 잔뜩 경계하는 눈치다. 강정호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게임에 5번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부상 복귀 첫 출전한 전날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강정호는 이날도 첫 두 타석에서 안타를 터뜨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1-1이던 1회말 2,3루 상황에서 3루쪽 내야안타로 날려 타점을 올렸고, 2-2 동점이던 3회말에는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두 개의 안타 모두 상대 선발 마이크 리크의 커터를 잡아당긴 것이었다.

3-2로 앞선 피츠버그의 5회말 공격. 1사후 리크가 그레고로 플랑코에게 우월 2루타를 맞자 세인트루이스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마운드로 올라갔다. 몰리나가 얘기를 끝내자 이번에는 마이크 매서니 감독이 직접 마운드로 올라갔다. 투수 교체를 하겠다는 것인데, 예상대로 리크는 공을 매서니 감독에게 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등판한 투수는 100마일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우완 알렉스 레이예스였다. 매서니 감독이 하필 강정호 타석에서 투수를 교체한 이유는 뭘까. 리크는 4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졌다. 9개의 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통상적으로는 선발을 바꿀 시점은 아니었다. 그러나 리크의 구위가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한 점차 상황에서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매서니 감독의 의지였다.

매서니 감독의 고민이 묻어난 대목은 포수 몰리나가 먼저 리크에게 다가간 뒤 본인이 직접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이다. 레이예스에게 연습 투구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것인지, 리크의 투구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강정호 앞에서 시간을 끌었다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강정호는 전날과 이날, 이틀 동안 5안타에 4타점을 때리고 있던 터였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강속구 투수를 빠른 공에 강한 강정호에 붙였다는 점이다. 팬그래프스닷컴에 기록된 레이에스의 구종은 97~101마일 직구, 88~90마일 체인지업, 78~80마일 커브다. 물론 최고 101마일에 이르는 빠른 공이 레이예스의 주무기다. 올해 22세인 레이예스는 지난달 10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8번의 골드글러브에 빛나는 몰리나는 강정호에게 변화구로 승부를 걸었다. 리크는 초구 89마일 체인지업, 2구 90마일 체인지업이 낮은 코스로 떨어졌다. 3구째 88마일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볼카운트 2B1S에서 강정호는 98마일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직구 타이밍을 예상하고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과는 파울. 결국 강정호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98마일 직구를 받아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다음 타자 맷 조이스도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으니, 결과적으로 매서니 감독의 교체는 시기적절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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