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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시절 박현준 스포츠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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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의 심경 고백이다. 2012년 승부조작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던 박현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입을 열었다.
5일 올린 글은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진심으로 말씀드리고 싶다'는 사과로 시작됐다. 박현준은 '너무 어렸고, 세상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다. 바보 같은 선택이었고, 멍청한 짓을 저질렀다. 후회스럽고 시간을 돌리고 싶지만,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좀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SNS 계정을 통해 쓴 긴 글에는 야구계에서 추방당한 후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고향 전주에 내려가 매일 술만 마셨다'는 박현준은 '군복무를 할 때 가만 생각해보니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했다. 그러던 중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에게 연락을 받았고, 야구장에 서서는 안 되는 사람이지만 딱 한 번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구제명 신분이라 일본, 미국, 대만 등 KBO와 협정을 맺은 리그에서는 뛸 수 없지만, 도미니칸리그는 가능했다. 당시 박현준이 도미니카에서 잠깐 뛰었던 소식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레다메스) 리즈가 있는 팀이었고 (펠릭스) 피에도 함께 뛰어 너무 좋았다. 그 이상은 내 욕심이라 생각됐다'며 도미니칸 리그 도전을 접고 한국에 돌아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리즈는 LG 출신 투수이고, 피에는 한화에서 뛰었던 야수다.
야구계를 떠난 후 처음 속내를 밝힌 이유는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박현준은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질렀지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용기 내서 글을 쓰게 됐다. 반성했고 뉘우치고 있다. 용서해달라고도 하지 않겠다. 다만 야구장에서 야구도 보고 싶고, 자신감 있게 돌아다니면서 남들 사는 것처럼만 그렇게 살고 싶다. 열심히 살겠다'며 글을 마쳤다.
전주고-경희대 출신 대졸 신인으로 2009년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던 박현준은 사이드암 유망주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했고, 2011년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하는 등 '차세대 국가대표'로 꼽혔다. 하지만 2012년 2월 같은 팀 동료 김성현과 함께 승부 조작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당시 박현준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다. KBO는 박현준과 김성현을 영구제명 처리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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