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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 19번' 양현종, 올해 얼마나 불운했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9-03 23:09


3일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된 양현종.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시즌 개막 전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9월 3일 현재 26경기에 등판해 8승10패, 승률 4할7푼1리. KIA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이번 시즌에 거둔 성적이다. 금방 눈에 들어오는 기록이 있다. 승리한 횟수보다 패가 2번이나 많다. 양현종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서 패전 투수가 됐다.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도, 시즌 10번째 패배를 안았다. 선발 10승보다 10패가 더 빨랐다. 평균자책점 4위(3.57), 탈삼진 1위(130개), 투구이닝 2위(171⅓)에 올라있는 양현종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승패다.

3일 롯데전에서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했는데, 6회 2사후 롯데 오승택에게 2점홈런을 맞았다. 이번 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삼진 9개를 잡았다. 피홈런 1개가 아쉬웠지만, 양현종은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했다.

반면, 타이거즈 타선은 상대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게 꽁꽁 틀어막혀, 양현종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상대히 눈에 익은 장면이다. 전반기에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 때마다 타선이 침묵했는데,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결국 KIA는 에이스가 선발 등판한 경기를 1대2로 내줬다. 4~5위 순위 경쟁의 중심에 있는 타이거즈로선, 에이스가 선발로 나선 경기를 내준 게 더 아쉽다.

올 시즌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여러가지 데이터가 '불운한 양현종'을 말해준다.

선발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 양현종은 26경기에서 19번의 퀄리티 스타트, 9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경기가 73%나 된다. 다승 1위에 올라있는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18번)를 제치고 1위다. 양현종과 니퍼트의 뒤를 KIA 헥터 노에시(17번), 두산 장원준,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이상 16번)가 따르고 있다. 이들 중 아직 두 자릿수 승을 거두지 못 한 선수는 양현종과 켈리, 둘뿐이다. 그만큼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상대팀 에이스와 자주 맞붙었기 때문이다.

팀 동료인 헥터와도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헥터는 평균자책점이 3.55로 양현종(3.57)과 거의 차이가 없다. WHIP(이닝당 출루율)도 1.31, 1.32로 비슷한데, 승수는 크게 차이가 난다. 3일 현재 헥터는 26경기에서 13승(3패)을 거뒀다. 승률 8힐1푼3리로, 니퍼트(18승3패·8할5푼7리)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두산의 마이클 보우덴(14승7패·4.13)과 유희관(14승4패·4.13), NC 재크 스튜어트(11승7패·4.66),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10승10패·4.49), LG 트윈스 류제국(10승10패·4.61)은 평균자책점 4점대인데도 이미 10승 고지에 올랐다.

양현종은 2014년 29경기에서 17번의 퀄리티 스타트에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2경기 중 19번에 15승6패, 2.44를 마크했다. 남을 정규시즌 일정을 감안하면 3년 연속 선발 15승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4~5번의 선발 등판 기회가 있어 두 자릿수승은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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