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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 전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9월 3일 현재 26경기에 등판해 8승10패, 승률 4할7푼1리. KIA 타이거즈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이번 시즌에 거둔 성적이다. 금방 눈에 들어오는 기록이 있다. 승리한 횟수보다 패가 2번이나 많다. 양현종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서 패전 투수가 됐다.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도, 시즌 10번째 패배를 안았다. 선발 10승보다 10패가 더 빨랐다. 평균자책점 4위(3.57), 탈삼진 1위(130개), 투구이닝 2위(171⅓)에 올라있는 양현종에게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승패다.
올 시즌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여러가지 데이터가 '불운한 양현종'을 말해준다.
선발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 양현종은 26경기에서 19번의 퀄리티 스타트, 9번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 경기가 73%나 된다. 다승 1위에 올라있는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18번)를 제치고 1위다. 양현종과 니퍼트의 뒤를 KIA 헥터 노에시(17번), 두산 장원준, SK 와이번스 메릴 켈리(이상 16번)가 따르고 있다. 이들 중 아직 두 자릿수 승을 거두지 못 한 선수는 양현종과 켈리, 둘뿐이다. 그만큼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상대팀 에이스와 자주 맞붙었기 때문이다.
두산의 마이클 보우덴(14승7패·4.13)과 유희관(14승4패·4.13), NC 재크 스튜어트(11승7패·4.66),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10승10패·4.49), LG 트윈스 류제국(10승10패·4.61)은 평균자책점 4점대인데도 이미 10승 고지에 올랐다.
양현종은 2014년 29경기에서 17번의 퀄리티 스타트에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2경기 중 19번에 15승6패, 2.44를 마크했다. 남을 정규시즌 일정을 감안하면 3년 연속 선발 15승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4~5번의 선발 등판 기회가 있어 두 자릿수승은 충분히 도전해볼만 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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