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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루킹 삼진'이 말하는 유희관의 '성장'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8-31 10:51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의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유희관이 한화 6회초 2사 3루에서 이용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8.30/

201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의 경기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이용규가 6회초 2사 3루에서 삼진아웃을 당한뒤 아쉬워 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8.30/

흔히 말하는, 인정하는 공이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13번째 맞대결. 두산 선발 유희관(30)이 14승(4패)에 성공했다. 6이닝 동안 7안타 4실점했고 야수들이 4-4이던 6회말 2점을 뽑아줬다. 두산의 11대4 승리. 10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4개, 몸에 맞는 공 1개, 삼진이 5개였다. 이 달 등판한 5경기에서 모조리 승리를 따낸 그는 A급 투수의 척도로 볼 수 있는 15승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마지막 타자 이용규와의 승부가 좋았다. 큰 위기를 넘기며 승리 투수가 될 자격을 스스로 만들었다.

6회 선두 타자 하주석은 중월 2루타, 장운호는 희생 번트였다. 1사 3루에서 후속 정근우는 바깥쪽 싱커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리그에서 컨택트 능력이 가장 빼어난 이용규라는 또 다른 산과 마주했다. 이 경기 전까지 이용규는 유희관과 통산 맞대결 성적이 29타수 9안타, 타율 3할1푼에 삼진 1개로 비교적 강했다.

1~2구는 볼, 3구부터 5구까지는 파울이었다. 이용규는 몸쪽과 바깥쪽 직구 2개, 슬라이더를 모두 커트했다. 볼카운트는 2B2S. 6구째는 125㎞ 슬라이더였다. 던지는 순간 '됐다' 싶을 만큼 예리하게 휘었다. 하지만 이용규가 참았다. 나가던 방망이를 멈췄다.

그리고 7구째. 유희관과 포수 박세혁의 생각이 통했다. 바깥쪽 직구였다. 스트라이크 존 가장 낮은 쪽으로 걸쳐 들어오며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스탠딩 삼진.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번쩍 뛰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용규는 한 동안 입을 벌리고 아쉬워하더니 고개를 뒤로 젖혔다. 이 장면은 이날 경기 승부처였다. 한화가 경기 분위기를 빼앗지 못하면서 결국 두산은 남은 공격에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이용규는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리그에서 삼진이 가장 적다. 483타석에서 고작 27삼진을 당했다. 커트를 하든, 파울 라인 안쪽으로 타구를 날리든 둘 중 하나다. 그런 타자가 131㎞ 직구에 옴짝달싹 못했다. 어느 정도 예측은 하고 있었으나 완벽한 코스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삼진을 당한 이용규가 한 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 것도 흔히 말하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공이었기 때문이다.

유희관도 경기 후 "그 직구가 오늘 가장 만족스러운 공"이라고 표현했다. "공수에서 야수들의 도움이 컸고, 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끝까지 집중했다"면서 "그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 시즌 왼손 타자 몸쪽으로 직구를 붙이고, 우타자 바깥쪽에 싱커가 아닌 간혹 직구를 던지는 것에 대해 "상대에 나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하고 있다. 나 역시 변화를 줘야 한다"며 "전지훈련에서 나름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또 "지금은 겨우내 뺀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러닝을 충분히 하며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남은 시즌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최대한 긴 이닝을 끌고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결국 느린 공에 대한 편견을 깨고 성공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그가 매시즌 발전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경기를 풀어가는 모습과 방식이 더 노련해진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유일한 목표인 '긴 이닝'도 실제로 길어지고 있다. 유희관은 개막부터 선발로 뛰기 시작한 뛴 2014년 평균 이닝이 5⅔이닝, 지난해는 6이닝, 올해는 6⅓이닝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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