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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4'의 절대적 믿음. 왜 양의지인가.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8-18 12:03


두산과 넥센의 2016 KBO리그 경기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수비를 마친 두산 니퍼트가 양의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7.06/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정재훈, 이현승, 에반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으나 오히려 잘 나간다.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도 4.5경기로 벌리며 여유를 찾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안방마님' 양의지의 힘이 크다. 그가 복귀한 뒤 선발진이 안정감을 더욱 찾았다. 타선도 확실한 위압감이 생겼다. 8월 초 4연패에 허덕이던 팀이 180도 달라졌다.

양의지는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사구에 헬멧을 맞았다. 곧장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휴식을 취했지만 여전히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그는 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콜업됐다. 갑자기 고개를 들 때 어지럽다는 게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빨리 완벽해져야 할텐데"라며 "헤드샷은 아무래도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의지는 1군에 복귀한 뒤 첫 경기(5일)는 대타로만 나갔다. 다음날도 지명타자로 출전해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러다가 7일부터 선발 출전하기 시작했다.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제외하면 최근 9경기 중 8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썼다.

두산은 양의지가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면서부터 승률이 아주 좋다. 9경기 8승1패를 기록했다. 일단 선발 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갔는데, 니퍼트가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38, 유희관도 2경기 2승 2.40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장원준 역시 2경기 2승 2.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허준혁도 82일 만의 승리 투수가 되는 등 앞선 등판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포수에 대한 절대적 믿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의지가 앉아 있으면 확신을 갖고 공을 던지는 것이다. 두산 선발들은 양의지 사인에 고개를 흔드는 법이 별로 없다. "내가 던지고 싶은 것과 포수가 요구하는 것이 맞을 때가 많다"고도 한다. 그만큼 호흡이 좋다. 신뢰 관계가 두텁다.

투수는 아주 예민한 존재다. 또 이기적이기도 하다. 그런 투수를 잘 다독이고 기분 좋은 상태로 공을 던지게 끔 하는 게 포수의 역할이다. 그런데 사인이 맞지 않으면 투수는 포수 탓부터 한다. 고개를 흔들다가 짜증을 내는 선수도 있다. 흔히 말하는, 투수가 포수를 믿지 못하는 장면이다. 믿음이 없으니 잘 던질 리도 없다.

그런 면에서 양의지를 향한 신뢰도는 높다. 일단 던지라는 대로 던지는 것이다. 일전에 유희관도 "4년 연속 10승을 하면서 지금 타자가 무슨 공을 노리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는 있게 됐다. 변화구인지 직구인지 감은 온다"며 "그럴 때마다 (양)의지도 나와 생각이 같은 것 같다. 이걸 던져야겠구나 싶은 걸 요구한다"고 했다.


양의지는 타석에서도 존재감이 상당하다. 16일 청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만루홈런을 폭발하는 등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고 있다. 이날 현재 성적은 78경기에서 3할3리, 15홈런에 49타점. 선발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최근 9경기 타율은 3할7푼, 3홈런 10타점이다. 김태형 감독도 "우리 팀 5,6번에 양의지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말 크다. 득점권에서 특히 양의지만큼 상대가 부담스러워 하는 타자도 없다"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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