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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이겨낸 하주석, '영웅 투런포' 작렬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18 19:2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영웅 이야기'의 플롯에는 시련의 스토리가 개입돼 있다. 즉, 영웅은 시련 없이는 탄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 프로야구 한화와 LG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한화 하주석이 우중월 2점 홈런을 친 후 3루를 돌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18.
그런 면에서 한화 이글스 주전 유격수 하주석은 지금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뜻밖의 시련이 그를 괴롭히지만, 곧바로 강력한 위력을 앞세워 이를 극복해내기 때문이다. 최근 수비 실책으로 팀에 치명적인 패배를 초래했던 하주석이 화끈한 동점포를 터트려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시련에 굴하지않는 영웅의 모습이다.

하주석은 전날 치명적인 실책에도 불구하고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 7번 유격수로 변함없이 선발 출전했다. 그는 전날 청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 때 4-4로 맞선 7회초 2사 1, 2루에서 양의지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치는 실책으로 결승점을 헌납한 바 있다. 결국 이 경기가 끝난 후 하주석은 혼자 그라운드에서 뜬공타구를 잡는 연습을 오랫동안 했다. 이 조치에 관해 많은 논란이 일었다. 성인 프로선수에게 모욕적인 처사라는 평가도 있었고, 그만큼 강한 애정이 담겨있는 훈련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건 하주석이 어떻게 이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다행히 하주석은 이 개인 훈련을 발전을 위한 채찍의 의미로 받아들인 듯 하다. 18일 경기에서 초반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주눅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사실 1회말 수비 때 불안한 모습이 한 차례 더 나오긴 했다. 무사 1루에서 문선재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송구 방향을 즉각 판단하지 못하면서 모든 주자를 살려줬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판단이 다소 늦은 건 사실이다. 즉각 1루에 송구했다면 접전이었겠지만, 문선재를 아웃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하주석은 머뭇거렸다. 악송구를 의식한 듯 했다. 어쨌든 무사 1, 2루가 됐고 LG는 이를 발판 삼아 2점을 선취했다.

그러나 하주석은 곧바로 이어진 2회초 공격에서 자신의 과실을 만회했다.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나와 LG 선발 우규민의 초구 속구(시속 135㎞)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는 비거리 120m짜리 2점 홈런을 터트린 것. 하주석의 시즌 8호 홈런이자 수비 불안을 깨끗이 씻어내는 대포였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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