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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초 주춤했던 두산 베어스가 다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이런 행보는 넥센 히어로즈도 비슷하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넥센은 지난 5월 29일 3위로 뛰어오른 이후 한 번도 자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올시즌 넥센은 4연패가 두 번 있었을 뿐 안정적인 레이스로 꾸준히 5할대 중반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겨울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음에도 넥센은 오히려 경기력 측면에서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등장, 탄탄한 팀워크가 넥센의 지금을 말해준다. 수십억, 수백억의 투자를 하고도 순위 싸움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들과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넥센의 올시즌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1,2,3위 체제가 바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물론 두산은 1위를 지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것이 목표다. 4월 13일부터 독주 체제를 이어온 김태형 감독은 에이스 니퍼트의 복귀를 발판 삼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두산 프런트도 에이스급 선발 4명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그게 이상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불펜의 핵심이던 정재훈과 이현승, 외국인 타자 에반스가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현재 두산을 무너뜨릴 수 있는 팀은 없어 보인다.
넥센은 이날 현재 NC에 4경기차 뒤져 있다. 8월 이후 NC에 4~5경기차에서 더 벌어지지도, 더 좁혀지지도 않고 있다. 마치 넥센의 의지대로 승차가 꾸준히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넥센은 밴헤켄의 복귀로 선발진이 한층 안정감을 띠게 됐다. 밴헤켄은 지난달 말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후 4경기에서 3승을 따냈고, 팀은 모두 이겼다. 넥센은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벤헤켄의 호투를 앞세워 3연패를 끊었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가는 에이스의 복귀로 넥센은 불펜진 운영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넥센은 올시즌 NC와의 맞대결에서 5승6패로 호각세를 이뤘다. 역시 맞대결에서 판세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작다. NC가 두산을 겨냥하듯 넥센도 연승 분위기를 한 번 타야 한다.
NC 김경문 감독과 넥센 염경엽 감독은 순위 상승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두 사령탑은 하나같이 "욕심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남은 경기서 5할 승률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서 1위, 2위, 3위는 '신분' 자체가 다르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이 점에서 본다면 NC가 1위, 넥센이 2위를 목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아직 30경기 이상이 남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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