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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도 좋으니 가운데 던져" 투수는 쉽지 않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8-04 16:19


2016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03.

"맞아도 좋다, 이 말이 선수 입장에서 절대 쉽지 않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투수 진야곱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기죽지 말고 자신의 것을 찾으라는 얘기다.

두산은 4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엔트리 변경을 했다. 투수진 3명이 교체된 가운데 하루 전 LG와의 경기 선발이었던 진야곱도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진야곱은 선발로 나서 1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⅔이닝 동안 안타는 1개도 안맞았지만, 볼넷을 무려 4개나 주며 1실점했다. 차라리 안타를 맞았다면 조기 교체가 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스트라이크를 못던지는 투수를 계속 마운드에 세울 수는 없었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다. 불펜에서 좋은 공을 던져 선발로 기회를 주면, 그 경기 초반에 무너진다.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종종 있다. 불펜에서는 기가 막힌 공을 뿌린다. 점수차가 크게 밀리는 상황에 실전에 나서도 공이 좋다. 그러다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을 받으면 무너진다. 멘탈이 약한 선수들이라고 표현한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공은 좋다. 자질은 충분이 있는 선수"라고 말하며 "자기 것이 확실히 없으니 무너진다.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야하는데, 거기서 밀리면 결국 죽은 공을 던져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맞는다. 차라리 자신있게 던지며 안타를 맞으라고 벤치에서 얘기를 한다. 그런데도 쉽게 안된다. 결국 본인이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곧바로 "우리는 맞아도 된다고 쉽게 얘기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며 진야곱을 옹호했다.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아도, 맞으면 안된다는 강박에 몸에 힘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정재훈의 부상으로 불펜진 다른 투수들의 활약이 필요한데, 진야곱도 추후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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