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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윤규진, 1회부터 이겨야 산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8-02 03:37


'투구수 15구 이내, 그리고 1회'

손가락 물집 부상을 털고 열흘 만에 돌아온 한화 이글스 윤규진이 유념해야 할 키워드들이다. 승리를 원한다면 이 두 가지 상황에서 흔들리면 안된다. 간단히 말해 '초반 승부'에 윤규진의 성패가 달렸다는 뜻이다.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윤규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29/
이는 윤규진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주의사항이기도 하다. 자신의 취약 포인트가 어디인지는 선수 본인이 제일 잘 안다. 그는 늘 "신경을 쓰고 있다"며 정말로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뜻대로 잘 풀리진 않았다. 그 결과 윤규진은 올해 선발로 나온 경기에서 극초반에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투구수가 15개 이내인 시점, 즉 1회에 가장 많이 얻어맞은 것이다.

기록이 말하고 있다. 올시즌 초반 불펜에서 출발했던 윤규진은 지난 5월21일 대전 kt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전향했다. 이때부터 지난 7월22일 부산 롯데전까지 총 10번 선발로 등판해 2승3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기록이 썩 좋진 않지만 등판 횟수가 늘어나며 점점 안정감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김성근 감독은 후반기에 윤규진을 키플레이어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7월22일 롯데전에서 2회 조기 강판된 건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 오른손 중지 끝에 물집이 잡혀서 더 던질 수 없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투수가 공의 실밥을 강하게 채다보면 마찰열로 인해 피부가 벗겨지거나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이걸로 윤규진을 탓할 순 없다. 큰 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윤규진은 예상대로 엔트리 제외 후 딱 10일을 쉬고 돌아와 2일 KIA전에 나간다. 어깨나 팔꿈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공을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침 한화가 성공적인 7월을 보내면서 본격적인 중위권 싸움에 돌입한 시기다. 윤규진이 해줘야 할 역할이 크다. 특히나 복귀전 상대인 KIA는 한화가 위로 오르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다. 마침 윤규진도 올해 KIA를 상대로 한 차례 선발로 나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좋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런 좋은 기억을 또 이어가려면 반드시 초반 승부를 이겨내야 한다. 선발 출전 경기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윤규진은 1회에 가장 약했다. 피안타율이 4할에 피장타율은 6할5푼이나 된다. 1회부터 5회까지 놓고 봤을 때 가장 나빴다. 게다가 투구수 15구 이내에서의 피안타율은 무려 5할1푼9리, 피장타율은 8할8푼9리다. 올해 윤규진의 최다투구수는 107개이다. 투구수 구간을 15구씩 나눴을 때 1~15구 구간의 성적이 가장 안좋았다.

이 구간만 넘기면 금세 또 안정을 찾는다. 16~30구 구간의 피안타율은 2할5푼8리, 피장타율은 2할9푼으로 뚝 떨어진다. 감소율이 무려 0.261(피안타율), 0.599(피장타율)나 된다. 16~30구의 피안타율 패턴은 대략 75구까지는 유지되는 편이다. 결국 16구 이상부터 사실상 윤규진의 진짜 위력이 나타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윤규진의 성패는 초반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집중하거나 아니면 위기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분명 상대 타자도 초반에 적극적인 승부를 해올 것이다. 그 승부가 제일 중요하다. 윤규진은 초반 기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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