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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공'이 된 서캠프의 주무기 '너클 커브'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7-31 21:18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서캠프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4/

주무기가 버리는 공이 됐다. 손에서 놓는 순간 볼인 게 명확히 드러났다. 상대 타자는 미동조차 안 했다. 직구만 노리면 됐다.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 투수 에릭 서캠프가 2경기 연속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서캠프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이닝 9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다. 46의 공을 던지는 동안 볼넷1 개에 몸에 맞는 공 1개. 대부분의 타구가 방망이 중심에 맞아 나갔다. 두산 타선은 서캠프를 처음 상대하고도 배팅볼 때리듯 안타를 날렸다. 한화 불펜에선 2회부터 장민재, 박정진, 이동걸이 몸을 풀었다.

서캠프는 한화가 총액 45만 달러를 주고 데려온 꽤 유명한 투수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국내 모든 구단이 영입 리스트에 그의 이름을 올려 놓고 있었다. 특히 너클 커브가 매력적이었다. 미국 야구 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는 2009년부터 3년간 서캠프의 커브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망주 가운데 최고의 구종이라고 평했다. 올해까지 그가 마이너리그 통산 137경기에서 52승 23패, 평균자책점 3.15의 준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던 것도 바로 이 너클 커브 때문이었다. 그는 직구 평균 스피드가 140㎞ 초반이지만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결정구로 던진 커브 덕분에 마이너리그에서 706⅔이닝 동안 761삼진을 뽑았다.

그러나 믿었던 주무기가 말을 듣지 않았다. 바뀐 공인구 영향 때문인지 터무니 없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1회부터 그랬다. 총 6개의 커브를 던졌는데 3개가 볼, 1개는 안타, 1개는 파울, 1개는 범타였다. 이날 두산 타자들은 작심한 듯 직구에만 반응했다. 변화구는 버리면 그만이었다. 1회 4개의 안타를 묶어 2점을 뽑아냈을 때도 5번 에반스만이 커브를 공략해 좌전 안타로 연결했다.

그의 커브는 2회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사 1,2루 박세혁의 타석이었다. 초구로 커브를 던졌으나 아예 손에서 빠지며 몸에 맞는 공으로 연결됐다. 1사 만루. 결국 민병헌에게 2타점짜리 좌전 안타를 맞았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김재환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 헌납했다. 그는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오재일,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이동걸에게 바통을 넘겼다. 3회 맞은 2개의 안타는 모두 빗맞은 타구로 운이 없었으나 그렇다고 썩 위력적이지도 않았다.

한화는 당초 서캠프를 영입하며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고 비교적 정확한 제구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꾸준히 선발로 활약해 긴 이닝을 던지는 데 큰 무리가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습만 놓고 보면 제구력이 평균 이하다. 아직은 KBO리그 스트라이크존, 공인구, 마운드 등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듯 하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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