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은 무척 길다. 특히나 144경기 체제로 바뀐 이후에는 더 길게 느껴지곤 한다. 실제로 정규시즌은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이나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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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7월 마지막주를 앞둔 한화에는 호재보다는 악재들만이 연거푸 발생했다. 그래서 7월 마지막주는 어쩌면 최악의 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면 시즌 후반기 순위경쟁에서 큰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힘겨운 시기를 잘 버티면 거기서 더 강한 상승세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
한화는 7월 마지막주 SK 와이번스와의 홈3연전에 이어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3연전 등 총 6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이 상황에 무려 2명의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송은범이 어깨 근육 손상, 윤규진이 오른손 중지 손끝 물집 치료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당연히 팀 운용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두산은 올 시즌 한화가 7번 만나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팀이다. 상대적으로 위기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결론적으로 한화가 7월 마지막주에 거둔 '승률 5할+α'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단 한화는 분명 시즌 초반에 비해 강해졌다. 객관적인 승률 변화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건 이제는 웬만한 위기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7월 마지막주의 선전이 이를 입증한다. 또한 이런 한화의 진화가 리그 전체 판도에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중위권 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게 뻔하다. 30일 기준, 4위 SK와 7위 한화의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한화와 9위 삼성의 승차(3.5경기)보다 적다. 4위부터 7위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한화의 선전으로 2016 KBO리그 후반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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