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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한화', 주간 승률 5할+α의 의미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7-31 06:12


프로야구 시즌은 무척 길다. 특히나 144경기 체제로 바뀐 이후에는 더 길게 느껴지곤 한다. 실제로 정규시즌은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이나 치러진다.

그러다보니 모든 팀은 시기에 따라 부침을 겪게 마련이다. 시즌 초반부터 종반까지 늘 좋을 수는 없다. 아무리 해도 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호시절이 있는가 하면, 무슨 수를 써도 통하지 않는 것 같은 암흑기도 나타난다. 결국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는 관건은 '암흑기'를 얼마나 잘 버텨내면서 '호시절'을 길게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이걸 잘 하는 팀이 결국 강팀이다.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1회까지 가는 연장승부 끝에 한화가 9대8의 역전승을 거뒀다. 9회 1사부터 공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된 권혁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는 올시즌 두산전 7연패 후 첫 승을 거뒀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29/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 한화 이글스는 이전에는 없었던 '강팀'의 면모가 나타나는 듯 하다. 특히나 객관적으로 큰 악재들이 겹친 상황에서 흔들림없이 본연의 경기력을 유지했다. 이 덕분에 한화는 후반기 중위권 싸움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적어도 7월 마지막 주의 한화는 분명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실 7월 마지막주를 앞둔 한화에는 호재보다는 악재들만이 연거푸 발생했다. 그래서 7월 마지막주는 어쩌면 최악의 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다면 시즌 후반기 순위경쟁에서 큰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힘겨운 시기를 잘 버티면 거기서 더 강한 상승세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

한화는 7월 마지막주 SK 와이번스와의 홈3연전에 이어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3연전 등 총 6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이 상황에 무려 2명의 선발투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송은범이 어깨 근육 손상, 윤규진이 오른손 중지 손끝 물집 치료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당연히 팀 운용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두산은 올 시즌 한화가 7번 만나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팀이다. 상대적으로 위기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화는 이 위기를 성공적으로 이겨냈다. 객관적으로 주간 승률 5할(3승3패)만 해내도 '남는 장사'라고 여겨졌지만, 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이룬 것. 한화는 SK와 두산을 상대로 2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당초 기대 성적을 가볍게 초과한 것이다. 송은범과 윤규진이 빠진 선발의 빈자리는 예상대로 장민재와 심수창이 메웠는데, 두 선수 모두 빼어난 호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후반기 한화 상승세의 큰 원동력이 돼 준 타선 역시 변함없이 잘 터졌다.

결론적으로 한화가 7월 마지막주에 거둔 '승률 5할+α'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일단 한화는 분명 시즌 초반에 비해 강해졌다. 객관적인 승률 변화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더 중요한 건 이제는 웬만한 위기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7월 마지막주의 선전이 이를 입증한다. 또한 이런 한화의 진화가 리그 전체 판도에 상당히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점이다. 중위권 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질게 뻔하다. 30일 기준, 4위 SK와 7위 한화의 승차는 불과 2.5경기다. 한화와 9위 삼성의 승차(3.5경기)보다 적다. 4위부터 7위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한화의 선전으로 2016 KBO리그 후반은 더욱 흥미로워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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