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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앞선 팀의 베테랑 타자의 도루를 어떻게 봐야할까.
11-0으로 크게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비록 3회지만 이미 승부가 기울었다고 판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SK는 김태균에 대한 수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 1루수 박정권이 1루를 비워놓고 수비를 했다. 김태균이 2루로 뛰었을 때 포수 김민식은 아예 2루로 송구도 하지 않고 안전하게 포구만 했다. 2루수와 유격수도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김태균은 김경언의 2루수앞 땅볼 때 3루까지 진출했지만 이후 하주석의 삼진으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만약 김태균이 1루에 있었다면 김경언의 땅볼 때 병살이 될 수 있어 1점을 추가하기 힘들었다. 김태균의 도루로 1점을 더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김태균의 도루는 이것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11-0이라고 해도 겨우 3회밖에 안된 상황이었다. 남은 이닝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대부분의 팀들이 아무리 점수차가 나더라도 주전들을 일찍 빼지는 않는다. 5회 정도까지는 주전들이 나가서 경기를 하고 그때까지 점수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휴식 차원에서 주전들을 교체해주는 경우가 많다. 즉 5회까지는 양팀이 전력을 다해야한다고 볼 수 있다.
김태균은 경기후 "3회였다. 경기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라며 "SK 타선이 강해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도루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SK쪽에서 보면 11점이라는 큰 점수차이기에 김태균의 도루가 심하다고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만 보복성 투구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렀다. 한화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볼 수 있을 듯.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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