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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승부조작 사태가 확산일로다. 이태양(NC 다이노스), 문우람(상무)에 이어 유창식(KIA 타이거즈)까지 한화 이글스 시절 두 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현재 10개 구단은 1,2군 선수를 대상으로 1대1 면담을 진행 중이다. 자진 신고를 유도해 영구 제명되는 사태만은 막자는 의도다. 하지만 범법행위를 저지른 선수가 쉽게 자수할 리 없다. 2012년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된 박현준도 끝까지 범죄를 부인했다. 면담 자리에 나간 구단 관계자의 속만 탄다.
결국 개개인이 건전한 스포츠 정신을 갖추지 않는 한 승부조작은 뿌리뽑기 힘들다.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승부 조작 사건이었던 2011년 K리그 승부 조작 때는 조직폭력배가 깊숙이 관여돼 있었다. 전·현직 선수 58명이 연루돼 전원 영구 제명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조직폭력배 없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브로커도 있다고 한다. 선수 출신으로 아마 야구 지도자나 사회인 야구 코치로 활동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유창식도 경찰 조사에서 '친분 때문에 두 차례 승부 조작을 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 몇 잔에, 몇 백만원에 양심을 팔았다. 한 야구인은 "브로커로 대부분은 불법 토토에 빠져 있다. 선수 출신 D씨는 지방 고등학교에서 코치를 하다가 불법 토토를 하기 위해 학부모에게 돈을 빌렸고, 지금은 잠적 상태다. 다들 D씨가 브로커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유창식 사태 때도 동생이 현역 야구 선수인 1~2명이 유력한 브로커로 거론됐는데, 모두 불법 토토에 빠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야구인은 그러면서 "조직폭력배를 끼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브로커만 있다고 믿으면 오산이다. 단순히 자신이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선수에게 부탁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수들이 공과 사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선수 출신 지인을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브로커 숫자는 예전보다 늘어났다. 선수 섭외, 설계 과정은 더 치밀하고 지능적으로 변했다. 불법 토토, 도박 사이트 기승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브로커와 선수의 검은 거래. 과연 어느 구단이 승부조작에서 떳떳할까. 프로야구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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