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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15년)→유창식(14년) 충격! 승부조작 시도때도 없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6-07-2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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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NC 다이노스 이태양(23)이 21일 승부조작으로 검찰 기소된 후 하루 만인 22일 KIA 타이거즈 유창식(24)이 승부조작 사실을 구단에 자진신고했다. KIA 구단은 23일 이 사실을 KBO에 알렸다. KBO리그는 두 젊은 투수의 탈선 소식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이들은 불과 4년 전인 2012년 선배 투수 박현준 김성현이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되는 걸 보고도 범죄 행위에 가담했다. 이태양과 유창식 두 선수 다 2011년에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했다.

이번 사건은 승부조작이 상습적으로 국내 프로 스포츠 전반에 걸쳐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박현준과 김성현은 2012시즌 시작 전 검찰 수사에서 승부조작 혐의가 드러났다. 두 선수는 바로 직전 해인 2011시즌에 고의 볼넷을 내주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게 검찰에서 확인됐다. 두 선수는 KBO리그에서 영구 퇴출됐다.

이후 KBO리그는 승부조작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러나 20일 이태양이 2015시즌 5월부터 9월 사이에 4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실행에 옮겼다는 게 검찰 조사에 드러났다. 이태양은 자수 형식으로 두 번은 성공했고, 두 번은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소속팀 NC 구단은 이태양에 대해 실격 처리 및 계약 해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런데 유창식이 23일 소속팀 KIA에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을 실토했다. KBO가 22일 발표한 자진신고 조치에 유창식이 가장 먼저 용기를 냈다. 유창식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었던 2014년 4월 1일 경기에서 고의 볼넷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했다고 밝혔다.

유창식의 고백을 통해 2010년대 들어 승부조작이 드러난 시즌은 2011시즌, 2014시즌 그리고 2015시즌으로 늘었다. 확인만 되지 않았지 이 보다 더 자주 승부조작이 공모되고 벌어졌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승부조작 수사를 진행했던 한 관계자는 "브로커들의 활동 범위와 영역 그리고 시기는 제한이 없다. 그들이 마수를 뻗치면 선수들이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공모에 걸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수의 승부조작 브로커들이 공권력 통제 밖에 존재한다고 보는 게 맞다. 승부조작에 연루돼 법의 심판을 받고 나온 브로커들까지도 다시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브로커들이 활개를 치는 상황에서 선수들은 쉬운 표적이 되고 만다.

이태양이나 유창식 처럼 어린 선수들은 공짜 술과 유흥을 베풀어주는 브로커들의 꾐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 A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이태양과 유창식 모두 만나서 얘기를 해보면 더없이 착하고 여린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은 자신들의 선배인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으로 인생을 망친 걸 뻔히 봤는데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 규모가 합법적인 스포츠 토토 시장의 2~3배를 훌쩍 넘어 그 규모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라고 한다. 승부조작 관련자가 마음만 먹으면 금방 선수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B구단 한 관계자는 "솔직히 이제 겁이 난다. 이런 분위기라면 누구를 믿고 일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질수록 신뢰 관계는 계속 깨질 것이다. 승부조작은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독감 같은 유행성 질환이 돼가고 있다. 매우 서글픈 현실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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