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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불안한 7회, 그리고 김성배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7-24 09:08


2011시즌 김성배의 모습. 스포츠조선 DB.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성배. 스포츠조선 DB.

선두 두산 베어스가 불안한 불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드 카드를 꺼냈다. 23일 롯데 자이언츠와 우완 사이드암 김성배(35), 내야수 김동현(28)을 주고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성배는 2003년 두산에 입단해 이듬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통산 성적은 378경기에 등판해 19승24패 48홀드 42세이브 평균자책점 5.09이다. 그는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고 홀드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정재훈과 입단 동기이자 친구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동한은 2011년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군 복무(상무)를 마쳤고 올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2할1푼1리(19타수 4안타)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3시즌 타율은 2할9푼8리(47타수 14안타). 롯데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수비와 주루플레이가 뛰어나고 도루 능력을 갖춘 김동한을 영입함으로써 팀 내야를 보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방점은 역시 김성배에게 찍힌다. 후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는 두산이 최대 약점을 메우기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성배는 2012년 롯데 필승조 일원으로 14홀드를 챙겼다. 2013년에는 마무리로 승격돼 31세이브를 수확했다. 경험이 풍부하고 배짱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몸 상태만 좋다면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다.

물론 2014년부터 성적이 하락세다. 올해는 1군 15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이 8.80이나 된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가장 최근인 22일 화성 경기에서 ⅓이닝 5실점하는 등 11경기 1승1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이 9.88이다. 확실히 예전 같은 맛은 없다. 일부 팬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까지 든 전천후 내야수 김동한을 내줄만큼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러워한다.

하지만 그만큼 두산 불펜 사정이 좋지 못하다. 7회를 책임질 투수가 적다. 23일 경기가 대표적이다. 두산은 선발 허준혁이 3⅓이닝 3실점으로 물러난 뒤 김강률이 2⅔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제구가 불안했지만 차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30개의 공으로 8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그러나 6-3이던 7회 등판한 진야곱이 2안타 1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정재훈이 급하게 올라왔지만 공 3개를 던져 2안타 1사구,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의 7회가 불안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선발 투수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라운드에서 불펜 투수들이 숱하게 증명했다. 김강률은 부상으로 이제 막 1군에 합류했고, 진야곱 이현호 윤명준 등은 기복이 심하다.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따라 두산 코칭스태프는 선발 투수의 투구수가 100개 넘어가도 7회까지 밀어붙이는 경우가 잦다. 최악의 경우 결과가 나빠도 '이것이 가장 강한 카드였다'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배 영입은 그 연장 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 아직은 불안한 어린 불펜 투수들로 인해, 경기 운영을 할 줄 아는 베테랑 투수가 필요했다. 2군 성적이 형편없다 해도 그가 쌓은 커리어, 보유하고 있는 경험에 베팅할 수밖에 없다.


하나 더, 현재 두산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 최근 몇 년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한 오현택의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 2군에는 박진우가 있지만 검증이 안 됐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상대 타자 유형에 따라 좌우놀이를 하지 않지만, 사이드암 투수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김성배를 데려온 이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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