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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두산 베어스가 불안한 불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드 카드를 꺼냈다. 23일 롯데 자이언츠와 우완 사이드암 김성배(35), 내야수 김동현(28)을 주고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트레이드의 방점은 역시 김성배에게 찍힌다. 후반기 들어 주춤하고 있는 두산이 최대 약점을 메우기 위해 칼을 빼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성배는 2012년 롯데 필승조 일원으로 14홀드를 챙겼다. 2013년에는 마무리로 승격돼 31세이브를 수확했다. 경험이 풍부하고 배짱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몸 상태만 좋다면 1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다.
물론 2014년부터 성적이 하락세다. 올해는 1군 15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이 8.80이나 된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가장 최근인 22일 화성 경기에서 ⅓이닝 5실점하는 등 11경기 1승1패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이 9.88이다. 확실히 예전 같은 맛은 없다. 일부 팬들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까지 든 전천후 내야수 김동한을 내줄만큼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러워한다.
두산의 7회가 불안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선발 투수를 최대한 오래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 그라운드에서 불펜 투수들이 숱하게 증명했다. 김강률은 부상으로 이제 막 1군에 합류했고, 진야곱 이현호 윤명준 등은 기복이 심하다.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이다. 이에 따라 두산 코칭스태프는 선발 투수의 투구수가 100개 넘어가도 7회까지 밀어붙이는 경우가 잦다. 최악의 경우 결과가 나빠도 '이것이 가장 강한 카드였다'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배 영입은 그 연장 선상에서 이해해야 한다. 아직은 불안한 어린 불펜 투수들로 인해, 경기 운영을 할 줄 아는 베테랑 투수가 필요했다. 2군 성적이 형편없다 해도 그가 쌓은 커리어, 보유하고 있는 경험에 베팅할 수밖에 없다.
하나 더, 현재 두산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없다. 최근 몇 년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한 오현택의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힘들다. 2군에는 박진우가 있지만 검증이 안 됐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상대 타자 유형에 따라 좌우놀이를 하지 않지만, 사이드암 투수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었다. 이번에 김성배를 데려온 이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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