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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밴드냐-밴헤켄이냐.넥센의 선택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6-07-20 09:57


피어밴드와 밴헤켄이 몸을 푸는 장면. 넥센은 피어밴드와 밴헤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1.

얼마전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로부터 밴헤켄의 방출소식이 전해졌을 때 밴헤켄에게 관심을 갖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밴헤켄이 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구속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나왔기 때문.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 몇몇 구단이 밴헤켄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밴헤켄에 대한 보유권을 가지고 있는 넥센도 그의 영입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밴헤켄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지난해까지 4년간 보여준 성적 때문이다. 밴헤켄은 2012년 넥센에 입단해 그해 11승8패를 거뒀고, 2013년엔 12승으로 팀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다. 2014년엔 20승을 거두고 다승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5승8패로 넥센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145㎞이상의 빠른 공에 다양한 각도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적응력 높은 한국 타자들에게도 통했다. 이런 한국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밴헤켄은 일본 진출을 희망했고, 넥센은 세이부로부터 이적료를 받고 그를 일본에 보내줬다. 일본에서의 모습은 한국에서 성공한 에이스의 면모가 아니었다. 1군에서 10경기에 나와 승리없이 4패에 평균자책점 6.31로 부진했다. 시즌 초반엔 직구구속이 140㎞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본인이 어깨가 안좋았다고 항변을 했다지만 보여지는 실력은 어쩔 수 없었다.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방출되고 말았다.

넥센은 현재 3위를 달리고 있다. 하위권 팀들이 여러 문제를 나타내며 힘들게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넥센은 뭐든지 잘되는 모습이다. 투-타에서 많은 주축 선수들이 빠졌음에도 성공적인 리빌딩을 하고 있는 것. 넥센은 이미 코엘로를 퇴출시키고 맥그레거를 데려왔다. 별 문제가 없어보여 밴헤켄의 자리가 있을까 했지만 최근 피어밴드의 모습이 좋지 않은 게 문제다.

피어밴드는 19경기서 선발로 나와 100이닝을 던지며 5승7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하고 있다. 승리가 적었다. 퀄리티스타트가 10차례로 팀내 1위, 전체 8위에 올라 건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7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딱 한번밖에 없는 것은 1선발로서 아쉽다.

최근 3경기에선 6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19일 고척 LG전서도 5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일요일 경기에 던져야 해 94개의 공을 뿌렸으나 투구수 조절이 쉽지 않았다. 피어밴드가 5이닝만 던지면서 불펜진이 6회부터 투입됐고, 아쉽게도 6회 대거 6실점하며 6대12로 역전패했다.

넥센은 긴 이닝을 던져줄 외국인 투수를 원한다. 가용할 불펜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체력관리를 해줘야 하고, 그러다보니 외국인 투수가 이닝을 많이 던져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아야 한다. 코엘로를 퇴출시키고 맥그레거를 영입한 이유도 코엘로의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이 부족해서였다. 게다가 넥센이 현재의 3위를 유지한다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하고 그럴 경우 상대의 1선발과 맞붙을 수 있는 강력한 에이스가 필요하다. 현재의 피어밴드가 그런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밴헤켄에 대해 "체크는 하고 있다"면서 "밴헤켄이 한국에서 통했던 이유는 구속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밴헤켄의 구속이 예전만 못하면 영입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넥센은 밴헤켄을 영입하지 않을 경우 그를 다른 팀에도 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계획이다.

일본에서 나온 밴헤켄의 새 둥지는 어디가 될까. 밴헤켄에게 군침을 흘리는 팀들이 넥센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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