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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2019년까지 지휘봉을 잡는다. 구단은 18일 김 감독과 3년 간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및 연봉 등 세부 계약내용은 시즌 종료 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김 감독 재계약 문제는 구단 수뇌부가 시즌 초부터 꾸준히 고려한 부분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당연히 재계약 할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다만 시기가 문제였다. 4~6월 중에 합의하고 발표하기엔 시즌이 한 창이었다.
그래서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 끝나고 김승영 두산 사장이 최종 결정을 했다. 15일 박정원 구단주에게 보고를 했고 18일 오전 김 감독을 만나 재계약에 합의했다. 김승영 사장은 "올해 남은 시즌은 물론 앞으로도 팀을 잘 꾸려줬으면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역대 2번째로 빠르게 100승을 달성했다. 6월11일 인천 SK 와이번스에서 승리하며 176경기 만에 1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는 2012년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같은 페이스. 그는 "헌신적인 코치진과 좋은 선수들을 만나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했지만 과감한 결단력과 배짱이 만든 결과였다. 그를 곁에서 지켜보는 야구인들은 "대단히 현실적인 감독이다. 학연이나 정에 얽매이지 않고 무조건 잘하는 선수를 쓴다"며 "뒤에서 불만이 나올 수 없다. 죽기살기로 해야, 또 공격적으로 해야 출전할 수 있다는 걸 다들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두산 선수들은 아주 적극적으로 변했다. 사령탑의 의중을 파악했고, 타석에서 머뭇거리는 선수도 줄었다. 올 시즌 히트 상품인 김재환도 "삼진을 당해도 뭐라고 하는 코치님이 없다. 다음 타석에서 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내가 노린 공에 방망이를 내지 못했을 때는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진다. 그런 소극적인 면을 줄이니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재계약에 합의한 김 감독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보인다. 좀 더 보완해 더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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