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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시즌, 전반기 최종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10개 구단 순위 그래프. 1~4위 팀의 자리는 변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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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사상 10구단 체제가 처음 가동된 2015시즌. 야구팬들 사이에선 몇몇 유행어가 나돌았다. 마리화나(한화 야구 중독), 헬로키티(LG, 롯데, KIA, kt 동맹 관계), 탱탱볼 논란 등. 시즌 내내 10개 구장에선 스토리가 쏟아졌다.
'네가 가라, 가을야구'도 있었다. 2001년 흥행 영화 '친구'의 명대사 "네가 가라, 하와이"를 차용한 재치 있는 문구. 5위 자리를 놓고 유독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진 탓이다. 또 공교롭게 모든 팀이 승부처마다 패했다. 그만큼 지난해 가을 야구 주인공 예측은 쉽지 않았다. 모든 시즌을 통틀어 이런 혈투는 없었다고 야구인들이 입을 모았다.
올해는 더 하다. 5위 롯데 자이언츠부터 10위 kt 위즈까지.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4위 SK 와이번스를 포함하면 무려 6개 팀이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1년 만에 각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 스트레스만 더 쌓이게 된 셈이다. 팬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남은 시즌 야구에 울고 웃을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는 것이라면 상위 팀의 굳건함이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 라이온즈, 2위 NC 다이노스, 3~4위를 놓고 싸운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처럼 올해도 1~3위는 안정적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현재 승률이 6할7푼1리다. 83경기에서 55승1무27패로 창단 후 처음으로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NC도 47승2무28패, 승패 마진이 +19다. 넥센은 전반기 막판 두산, 넥센을 차례로 만나 3승2패를 거두며 강 팀임을 입증했다. 고척돔 시대를 연 넥센은 여전히 경기 막판 1점 뽑는 야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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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27일부터 9월27일까지 10개 구단 순위 그래프. 2015시즌 후반기에는 5위를 경험한 팀이 4개 팀이나 됐다. 8월 이후부터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순위 싸움이 계속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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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달라진 것은 중위권 싸움을 하는 팀 숫자다. 10위 kt조차 아직 가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4위부터 SK 승률은 5할6리(43승42패), 롯데 4할7푼6리(39승43패), KIA 4할6푼3리(38승1무44패), 한화 4할3푼6리(34승3무44패), LG 4할3푼(34승1무45패), 삼성 4할1푼5리(34승1무48패), kt 4할5리(32승2무47패)다. 겉보기에 SK와 kt 승차는 8경기로 상당하지만, 아직 60여 경기 남은 점이 변수다. 이들 6개 팀은 전력이 엇비슷하다.
특히 올해는 계약 마지막 해인 사령탑이 많다. 1,2위팀 김태형 두산 감독, 김경문 NC 감독을 포함해 김용희 SK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 조범현 kt 감독이 그렇다. 흔히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 사령탑 입장에서 성적에 욕심내는 건 당연한 수순. 최근 2년 간 엄청난 지원을 받은 김성근 한화 감독, 양상문 LG 감독, 김기태 KIA 감독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가을야구를 외치는 팬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래서 작년보다 더 치열한 전쟁이 불보듯 뻔하다. 지평선, 수평선 같은 순위 그래프는 불가능하다. 1년 전에도 후반기 순위 그래프는 요동쳤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더욱이 8월 이후 한 번이라도 5위를 경험한 팀은 SK, 롯데, 한화, KIA 등 무려 4개 팀이나 됐다. 이들 4팀은 2게임 이내 승차를 꾸준히 유지하기까지 했다. 그러다 롯데, 한화 순으로 5강 싸움에서 탈락했다. 최종 승자는 SK다.
이제 중위권 순위 싸움에 뛰어든 팀이 2개 늘어났다. 창단 첫 최하위를 경험한 삼성에다 잇따른 악재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kt가 절치부심하고 있다. 19일부터 시작하는 올 후반기. 이래저래 볼거리가 넘쳐날 것 같다. 1년전과 닮은 듯, 다른 듯, 순위 그래프 변화 모습이 궁금하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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