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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왼손 선발 차우찬은 대표적인 슬로스타터다.
3회까지는 불안했다. 3회까지는 6안타-3볼넷으로 3실점했지만 이후 7회초 교체될 때까지 2안타 무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131개의 피칭은 120개 정도를 한계 투구수로 보는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많은 투구수에 속한다. 6회까지만 던지고 내려갈 것으로 보였지만 전반기 마지막이라 휴식 시간이 충분하기에 좀 더 던지게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7회에도 차우찬을 낸 것을 그의 구위 때문이라고 했다. 류 감독은 13일 취재진을 만나 "원래는 7회초가 되면 교체할 예정이었다. 롯데가 손아섭, 나경민의 왼손타자 2명이 나와 백정현을 내고 3번타자부터 김대우를 올리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6회에 공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고, 본인도 던질 수 있다고 해서 7회에도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6회엔 구속이 148㎞까지 나오더라"라고 했다.
류 감독은 100개가 넘어가면 더 좋은 공을 던지는 차우찬에게 그 이유를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고. 류 감독은 "많이 던지면 팔에 힘이 빠지며 제구가 잘된다고 하더라"면서 "그러면 경기전에 불펜에서 공을 많이 던지고 경기에 나오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렇게 해봤는데 안됐다고 했다"며 웃었다.
놔두면 혹사 논란이 나올 수 있고, 그렇다고 더 좋은 공을 뿌리는 투수를 교체하는 것은 아쉽다. 차우찬이 나와 후반에 잘 던질 때 류 감독은 항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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