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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투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염 감독은 투수의 연속 출전이 마음에 걸렸나보다. 스스로 불펜 투수의 3일 연속 투구에 대한 원칙 설명을 시작했다. 염 감독은 "감독 시작을 할 때부터 지켜온 원칙이 있다. 이기고 싶다고 마구잡이로 투수를 등판시키지 않는다"고 했다. 원칙은 이렇다. 일단, 2경기 연속 투구까지는 괜찮은데 2경기 투구수 합계 40개가 넘으면 절대 3연투는 없다. 또, 그 이전 3연전에서도 투구수가 많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의미없는 등판은 없다. 동점 상황에는 마운드에 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승리나 홀드를 챙길 수 있는 상황에서만 3일 연속 투구를 강행한다. 김택형, 이보근 등 부상 위험이 있는 선수들은 3연투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 또, 선수가 불편함을 호소하면 절대 올리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김상수의 경우 8일부터 10일까지 투구수가 각각 9개-17개-28개였다. 10일 팀이 9-6으로 앞서던 8회 마운드에 올랐고 1실점 했지만 팀이 9대7로 승리해 홀드를 기록했다. 염 감독이 설명한 원칙에 부합한다.
어찌됐든, 염 감독이 이렇게 투수 연투에 대한 원칙을 지키려 하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수술을 받은 두 젊은 투수 때문이다. 염 감독은 원칙 설명을 하며 스스로 "나는 혹사 감독 아니냐"는 농담을 수차례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팀의 간판투수 한현희와 조상우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한현희는 신인시절인 2012 시즌 69⅓이닝 투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67⅓이닝-78⅔이닝-123⅓이닝을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선발로 시즌을 시작해 이닝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조상우도 2014, 2015 시즌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69⅓이닝, 93⅓을 던졌다. 두 사람 모두 이기는 경기 거의 출전할 정도로 연투가 많았기에 두 사람의 수술 소식이 전해진 후 "염 감독 혹사의 결과물"이라는 말들이 나돌았다. 선수 기용 권한을 가진 감독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평가다. 모든 감독이 승리를 갈구하지만, 제자의 몸을 상하게 하며 이기고 싶은 감독은 없기 때문이다. 다시는 한현희, 조상우의 아픔을 만들고 싶지 않은 염 감독이 자신의 관리 야구를 더욱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시즌 넥센은 하위권 후보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훌륭한 성적을 거두며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새 마무리 김세현을 포함해 불펜진의 활약이 큰 원동력이었다. 남은 후반기 염 감독이 승부처 어떤 불펜 운영을 할 지 지켜보는 것도 넥센 야구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하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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