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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 강정호 경기는 출전, 어떻게 되나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7-06 22:40


강정호가 선수 생활 최대 위기를 맞았다. 6일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미국에서 터졌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6일(이하 한국시각)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 경기를 위해 시카고를 찾았다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시카고 경찰이 강정호를 성폭행 혐의로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캐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로 여성을 불러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범블'이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났는데, 23세로 밝혀진 이 여성은 강정호가 권한 알콜성 음료를 마시고 15분에서 20분 정도 뒤에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그 사이 강정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이틀 뒤 병원을 찾아 성폭행 증거 검사를 받았다. 지난달 말에는 경찰에 신고했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구단 사장은 "강정호에 대해 조사를 들어간 걸 확인했다.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범블' 앱은 무엇인가

강정호가 이 여성을 만나는 데 사용한 '범블'은 2014년 12월 미국에서 생긴 데이팅앱이다. 페이스북과 연동해 사용자가 프로필을 만들고, 위치를 기반으로 자신의 프로필이 제공된다. 범블의 특징은 여성 회원이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서로에 호감을 느껴 '커넥션'이 만들어졌더라도 여성이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그 '방'이 24시간 내 사라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페미니스트 틴더'라는 별칭이 붙었다. 창업자인 휘트니 울프는 "남녀관계에선 항상 남성이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여성은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다. 남자에 부담을 덜어주고 여성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한 앱"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잠재적 용의자, 대타로 출전

현재 강정호는 '잠재적 용의자(Potential Suspect)'다. 앤서니 굴리엘미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강정호가 용의자라고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굴리엘미 대변인은 "아직 진술을 듣고 증거를 수집하는 단계"라며 "분명한 건 강정호를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피츠버그 지역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따르면 강정호는 이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관련 코멘트를 거부했다. 코칭스태프와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쿠넬리 사장은 "강정호에 대해 조사가 들어간 걸 확인했다.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말하기 힘들다. 구단 모든 직원과 선수, 코칭스태프는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성폭행 혐의에도 강정호는 경기에 나섰다. 사실로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은 구단에서 이 사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을 수 있다. 그는 2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뒤 5-2로 앞선 9회초 1사 후 타석에 섰다.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중전 안타를 날렸고, 이는 3경기 만에 나온 안타였다.

징계는 불가피

사건이 터지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카고 경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진행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것이며, 결과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지에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가 합의한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 학대 방지 협약'이 근거다. 이 협약은 지난해 8월 발표됐다. 당시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메이저리그와 각 구단들의 노력이 야구계와 지역사회 전반에서 폭력 문제에 대항하는 발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토니 클락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선수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 남자친구다. 어떤 폭력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

그동안 이 협약에 의해 징계를 받은 선수는 모두 3명이다. 법적 처벌과 상관없이 중징계가 내려졌다. 첫 사례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다. 지난해 10월 여자 친구를 밀치고 목을 조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됐지만 페넌트레이스 30경기에 뛸 수 없었다. 4월에는 여성을 폭행함 혐의로 체포된 엑토르 올리베라(애틀랜트 브레이브스)가 8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아내를 폭행한 호세 레이예스(뉴욕 메츠·전 콜로라도 로키스) 역시 아내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면서 법적 처벌은 면했으나 5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피할 수 없었다.

강정호는 이들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단순 폭행이 아닌 성폭행 혐의다. 최악의 경우 올리베라의 82경기를 넘어선 징계가 내려질 수도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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