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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돈(넥센 히어로즈)이 헬멧을 집어 던졌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해 '신사'로 불린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당시 심판진은 헤드샷 여부를 놓고 잠시 의견을 나눴다. 처음부터 얼굴에 맞았다면 고의성 여부를 떠나 임기준의 퇴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나광남 주심은 어깨에 스친 뒤 얼굴에 맞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미안한 표정을 지은 임기준은 퇴장 없이 공을 던졌고 대니 돈만 대주자 박정음으로 바뀌었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전형적인 신사다. 구단이 계약한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가장 '젠틀'하다는 평이다. 지금은 2군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나이트,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한 밴헤켄보다 낫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대니 돈은 KBO리그 문화를 존중할 줄 알고 상대를 자극하는 걸 싫어한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흥분했다. 그만큼 극심한 고통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임기준이 던진 직구 스피드는 144㎞. 또 하나, 대니 돈은 미국에서 야구할 때 몸에 맞는 공으로만 세 차례 뼈가 부러졌다. 모두 팔 쪽이었다. 때문에 이날도 속구가 자신의 몸으로 날아오는 순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골절이 됐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사구 뒤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의도와 다르게 공이 손에서 빠진 임기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당시 넥센 선수들은 평소 그의 성격을 알기에 큰 부상은 아닐까 모두 걱정했다는 후문. 병원을 다녀온 그는 "괜찮다. 걱정말라"며 라커룸과 벤치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고척돔=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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