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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골절'만 3번, '신사' 대니 돈이 헬멧 던진 이유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7-04 03:12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2회초 무사 넥센 대니돈이 KIA 임기준의 공에 맞은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03/

대니 돈(넥센 히어로즈)이 헬멧을 집어 던졌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해 '신사'로 불린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대니 돈은 3일 고척돔 KIA 타이거즈전에서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0-0이던 2회 선두 타자로 첫 타석을 소화했고 볼카운트 2B2S에서 상대 선발 임기준의 직구에 오른 어깨를 맞았다. 그런데 그 공이 굴절돼 오른 볼을 강타했다. 광대뼈 또는 이빨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순간적으로 고통을 느낀 대니 돈은 그라운드에 헬멧을 던졌다. 맞은 부위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하더니 스스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이후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는데, "이상 없다. 가벼운 타박상이다"는 소견이 나왔다. 천만다행이었다.

당시 심판진은 헤드샷 여부를 놓고 잠시 의견을 나눴다. 처음부터 얼굴에 맞았다면 고의성 여부를 떠나 임기준의 퇴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나광남 주심은 어깨에 스친 뒤 얼굴에 맞았다고 최종 판단했다. 미안한 표정을 지은 임기준은 퇴장 없이 공을 던졌고 대니 돈만 대주자 박정음으로 바뀌었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전형적인 신사다. 구단이 계약한 역대 외국인 선수를 통틀어 가장 '젠틀'하다는 평이다. 지금은 2군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나이트,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한 밴헤켄보다 낫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대니 돈은 KBO리그 문화를 존중할 줄 알고 상대를 자극하는 걸 싫어한다.

캠프에서 유명한 일화도 있다. 한국 음식을 큰 거부감 없이 먹으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다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는 "아시아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해 미국에서도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선 당연히 한국 음식에 적응하는 게 맞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 선수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흥분했다. 그만큼 극심한 고통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임기준이 던진 직구 스피드는 144㎞. 또 하나, 대니 돈은 미국에서 야구할 때 몸에 맞는 공으로만 세 차례 뼈가 부러졌다. 모두 팔 쪽이었다. 때문에 이날도 속구가 자신의 몸으로 날아오는 순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골절이 됐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사구 뒤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의도와 다르게 공이 손에서 빠진 임기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당시 넥센 선수들은 평소 그의 성격을 알기에 큰 부상은 아닐까 모두 걱정했다는 후문. 병원을 다녀온 그는 "괜찮다. 걱정말라"며 라커룸과 벤치에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고척돔=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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