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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은 똑같아도, 위력이 다르기 때문에 맞는 것이다."
안지만은 지난달 5일 팔꿈치,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었다. 그 전까지 8경기 1승1패4세이브로 마무리 역할을 어느정도 잘 수행중이었다. 그런데 부상 복귀 후 행보가 심상치 않다. 7일 잠실 LG 트윈스전 전까지 6경기에서 실점을 하지 않은 경기는 2경기 뿐. '안지만 등판=무실점 이닝'이라는 공식을 이제는 세울 수 없다. 7일 LG전 역시 8회 등판해 상대 오지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주자들이 앞선 투수들의 책임이라 안지만의 실점이 돼지는 않았지만, 8-3으로 넉넉한 리드를 잡고 있던 시점 최근 타격감이 썩 좋지 않은 오지환에게 안타를 허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안지만의 위력이 반감됐음을 의미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사실 일반인 팬들이 보기에 안지만의 모습은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지금도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직구를 뿌린다. 하지만 전문가가 보기에는 이전까지의 안지만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했다. 류 감독은 "구속은 같아도, 공이 살아 들어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그 차이가 크다. 지금 안지만의 공이 그렇다. 강하게 찍어 누르는 공이어야 하는데 공을 놓아 던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되면 타자가 느끼는 무게감이 다르게 된다. 제대로 된 공은 타자 앞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이 들 수 있게 마지막 공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성기 안지만의 트레이드마크는 힘있는 돌직구였는데, 지금 그의 직구에는 그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타자가 보고 똑같이 때릴 때 범타가 될 타구들이 힘이 없으면 안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즌 중 어찌할 방법이 없다. 베테랑 안지만이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실전을 치르며 경기 체력과 감각을 더 쌓아 올려야 시즌 중후반에라도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