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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언론들은 오승환(34)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뒷문'을 단속하는 '마무리'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26)이 불가능할 경우 오승환과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27)가 임시로 로젠탈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건 현재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의 경기력과 구성 때문이다. 로젠탈이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인상이 지난 두 시즌만 못하다. 그리고 로젠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오승환과 시그리스트가 있다.
로젠탈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총 93세이브를 올리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특급 마무리로 평가받았다. 이번 시즌에도 23일 현재 15경기에 등판, 8세이브(1승1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다. 특A급은 아니지만 나쁜 성적은 아니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로젠탈은 예리함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등판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매서니 감독은 로젠탈에게 세이브 상황이 아닌 경기에서도 등판 기회를 주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우 로젠탈이 정작 필요한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지 못할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매서니 감독은 그런 상황을 걱정하지 않는다. 오승환과 시그리스트가 잘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로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한일 통산 357세이브를 올렸다. 시그리스트도 이미 임시였지만 클로저를 해본 경험이 있다.
오승환은 이번 시즌 21경기에 등판, 1승6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1.1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75)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0.8)에서 로젠탈(2.57, 1.79, 0.0)과 시그리스트(2.65, 0.82, 0.4) 보다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오승환은 탈삼진(31개)과 피홈런(0개)에서도 로젠탈(22개, 2개)과 시그리스트(25개, 3개) 보다 앞선다. '9이닝당 삼진' 비율은 오승환(12.31개)이 로젠탈(14.14개) 시그리스트(13.24개)보다 떨어진다. 시그리스트는 이번 시즌 19경기에 등판, 4승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로젠탈과 시그리스트 보다 아직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노출이 덜 된 면이 있다. 오승환은 지금까지 투구 패턴을 직구(62%) 슬라이더(26%) 스플리터(11%) 순으로 가졌갔다. 로젠탈의 경우는 직구(80%) 비중이 높고 체인지업(13%)과 커브(6%)를 '양념'으로 던졌다. 시그리스트는 직구(67%) 체인지업(31%) 슬라이더(2%) 순이었다.
직구의 구속과 회전수에선 로젠탈이 가장 앞서 있다. 로젠탈의 평균 구속은 154㎞이고 회전수는 2411rpm이다. 오승환(148㎞, 2319rpm)과 시그리스트(150㎞, 2135rpm)가 직구 하나만으로는 로젠탈을 능가할 수 없다.
매서니 감독의 마무리 1순위는 여전히 로젠탈이다. 그가 철벽 마무리로 돌아가는 걸 최우선으로 한다. 로젠탈이 앞으로도 계속 흔들린다면 매서니 감독의 우선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