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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지완에게 우익수는 너무 낯설었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5-18 21:53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프로야구 KIA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KIA 나지완이 두산 민병헌의 타구를 놓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m / 2016.05.18.

390일 만에 책임진 잠실구장 오른쪽 그라운드. 하지만 예상대로 쉽지 않았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맞아 공격적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상대 왼손 선발 장원준을 대비해 오른손 타자를 대거 기용했다. 그러면서 1번부터 김주찬(좌익수) 김호령(중견수) 브렛필(1루수) 나지완(우익수) 이범호(3루수) 서동욱(2루수) 김주형(유격수) 황대인(지명타자) 백용환(포수)이 전광판에 이름을 올렸다. 서동욱만이 왼손 타자였다.

방점은 김호령, 나지완, 황대인에게 찍혔다. 앞선 경기에서 장원준에게 2안타를 때린 김호령이 2번에, 나지완이 지명타자 자리를 황대인에게 물려주고 우익수로 기용됐다. 타격감이 좋은 3명의 타자를 동시에 출전시키기 위한 방법. 좌익수 나지완-우익수 김주찬 포지션도 가능했지만, 김주찬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아 우익수를 맡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나지완은 390일 만에 2루수 뒤쪽으로 달려갔다. 팀을 위한 희생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좌익수를 볼 때와 달리 타구가 휘어져 나갔다. 공교롭게 결정적인 순간마다 어려운 타구가 날아오기도 했다. 기록된 실책은 없었지만 아쉬운 플레이가 2개였다. 그것도 모두 실점과 연결됐다.

첫 번째 상황은 3회 만들어졌다. 0-3으로 뒤진 가운데 2사 1,3루,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된 6번 오재일이 친 공은 아주 높게 떴다. 담장을 직접 때린 잘 맞은 타구였다. 그런데 나지완이 순간적으로 타구를 잃어버렸다. 워닝 트랙 근처에서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낙구 지점을 모르겠다는 사인을 야수들에게 보냈다. 그 순간 3루 주자 민병헌은 물론, 1루 주자 양의지까지 홈을 밟았다. 순식 간에 양 팀의 점수는 0-5. 평소 우익수로 자주 나갔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조명탑에 가렸는지 3루타를 만들어줬다.

5회 실점 장면에서도 나지완의 펜스 플레이가 미숙했다. KIA는 5회초 김주형의 투런 홈런, 황대인의 솔로 홈런으로 3-5까지 추격했다. 일방적으로 끌려가던 경기 분위기를 어느 정도 되돌린 순간이었다. 하지만 5회말 선두 타자 민병헌이 친 타구를 나지완이 능숙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맹렬히 질주했지만 타구가 머리 위로 넘어갔다. 이후 두산은 계속된 1사 1,3루에서 오재일이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KIA 입장에선 뼈 아픈 쐐기 점수를 헌납한 꼴이었다.

사실 나지완은 전날 정재훈이 던진 공에 손을 맞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맞은 손 붓기가 완벽히 빠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팀을 위해 묵묵히 우익수로 출전했다. 선발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밀리기 때문에 방망이로 승부해야 한다는 감독의 뜻을 존중했고 따랐다. 결과가 좋지 않아 실패로 돌아간 카드였지만, 무작정 나지완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잠실=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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